31일부터 5월21일까지 전시 진행 '박남재-홍순무-방의걸-송계일-김종범-한봉림' 대표작 총 120점 제작모습-현장 인터뷰 영상 담아

전북도립미술관이 전북의 원로작가 6인을 조명한다.

오는 31일부터 5월 21일까지 진행될 ‘전북의 원로작가’ 전시에서 만날 작가는 박남재, 홍순무, 방의걸, 송계일, 김종범, 한봉림이다.

서양화가 박남재(1929)는 한국의 대표적 구상 화가로 꼽힌다.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했고, 오랜 기간 원광대에서 후학들을 길러냈다. 꾸준한 관찰과 탐구로 한국적인 자연경을 독보적 미감으로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인환 미술평론가는 “박남재의 자연은 일상적 시각으로 체험하는 자연풍경이며 또는 그것을 넘어서 심상적으로 닿아오는 자연풍경이기도 하다”며 “묘사적인 자연주의 양식에서 출발하여 그것을 극복, 탈피하려는 의지가 작용하면서 근작에 있어서는 자기갱신의 변모가 한결 눈에 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작가는 현재 고향인 순창의 섬진강미술관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서양화가 홍순무(1935)는 서울대에서 장욱진 선생을 사사했고 이후 전주교육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 양성과 함께 전북의 서양화 화단에 영향을 미쳐 왔다. 농악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한 전북의 민중적 삶의 흥겨움을 형상화시키고 있다.

유근준 서울대 명예교수는 “유행에 오염되고 길들여진 시각들에 오히려 신선한 충격일 수 있는 화가의 삶의 현장 이미지와 색채들이야 말로 진정한 리얼리즘의 세계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한국화가 방의걸(1938)은 홍익대에서 청전 이상범 선생을 사사했고 이후 전북지역의 교직과 전남대 교수직을 역임했다.

꾸준히 청전류의 묵법을 개성화시키면서 맑고 감칠 맛 있는 수묵의 세계를 형성했다. 전주권에 상당수의 후학을 길러냈다.

한국화가 송계일(1940)은 홍익대에서 채색화를 배웠으며 이른 나이에 국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후 전남대, 전북대에서 후학들을 배출했다.

현대적 조형성과 전통적 발색이 곁들인 화풍으로 조형적 원리를 제시하는 개척적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다.

서예가 김종범(1939)은 유가의 전통에서 자라나 남정 최정균 선생을 사사했고, 3, 40대에 국전에서 경력을 쌓아 초대작가가 됐다. 이후에도 꾸준히 구도적 자세로 연마하는 한편 현대적 감각의 석각 작업도 선보이고 있다.

도예가 한봉림(1947)은 ‘현대도예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흙과 불을 추상적인 관념으로 확장시키면서 영원한 운동과 생명력을 탐구한다. 최근 작품에서는 단청도료를 광목천에 뿌리고, 던지고, 흐르게 함으로써 원초적인 행위의 흔적을 탐색하기도 했다.

전시에서는 이들 원로작가 대표 작품을 중심으로 총 120점을 모았다. 초기부터 현재까지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또 작품제작 모습과 현장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장석원 도립미술관장은 “원로급 작가를 골고루 초빙하는 형식보다는 한 분야에서 꼿꼿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작가로서의 면모를 키워온 원로에 집중하게 됐다”며 “이분들의 모습에서 마을을 지키는 우람한 당산나무 같은 상징성을 느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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