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객관적으로 보게한 '뇌' 청년 산티아고의 여행담 파울로코엘료의 '연금술사'

▲ 정찬희 /세움M&T 근무

한동안 책을 멀리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에 대해 당연하게 따라오는 대답은 ‘일이 바빠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요즘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물어보면 이렇게 답할 것이다.

잠잘 시간도 부족한데 책을 볼 시간을 낸다는 것은 좀처럼 엄두가 나질 않는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우리나라의 근로문제가 참으로 심각하다는 것에 도달하게 된다.

각설하고, 책은 조금의 시간만 투자하면 많은 것을 안겨준다.

삶의 지혜를 넓혀주고, 심신을 편안하게 해준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고, 좋아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열린책들)는 나의 사고를 넓혀 준책이다.

인간을 움직이는 궁극적인 동기는 무엇인가를 심도있게 파고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다.

너무 추상적인가 아니면 실제 같기도 하며, 인간의 기쁨, 쾌락을 확인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이 책을 통해 한 명의 인간, 나 자신을 굉장히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뇌>를 재밌게 본 이후 <나무>(열린책들)도 자연스럽게 보게 됐다.

단편소설들을 엮은 것인데 하나의 장편소설이 어떻게 탄생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어떤 하나의 가정,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심도 있게 파고들고 이에 따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끈질김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또 하나의 책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문학동네)다.

<연금술사>를 통해 파울로 코엘료를 알게 됐고, 이 책을 계기로 그의 많은 책을 읽었다.

<연금술사>는 세상을 두루 여행하기 위해 양치기가 된 청년 산티아고의 여행담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또 안다고 해도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의지와 끈기를 지닌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요즘 헷갈릴 때가 많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정말 내가 원했던 일이었는지, 내가 원한 삶이었는지를 말이다.

내가 바라는 것에 대한 소망을 다시금 되새기는 책이다.

이어 언급하고 싶은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문학사상)다.

이 책은 참 호불호가 갈린다.

젋은이들의 사랑과 방황을 그린 책인데 여기에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이 책은 내팽겨질 수 있다.

책의 처음부터 마지막 장을 닫을 때 주인공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자. 나의 젊음을 생각하게끔 한다.

나 역시 이 책이 딱 좋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상실의 시대>가 출간되고, 한 동안 이 책 붐이 일었다.

그에 휩쓸려 읽었었는데 사람들이 이 책에 왜 이렇게 열광할까 하는 물음표가 생겼었다.

그럼에도 방황하는 청춘이 있다면 한 번쯤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어 추천할 책은 <삼국지>다.

삼국지는 많은 작가에 의해 번역되고, 다시 쓰였는데 내가 본 것은 이문열의 <삼국지>(민음사)다.

이문열의 <삼국지>는 총 10권으로 구성돼 있다.

10권의 책을 모두 섭렵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나는 학창시절 <삼국지>를 봤다.

적어도 <삼국지>를 읽어야 앞으로 세상에 나가 남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봤다.

<삼국지>의 수많은 에피소드들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인용되기도 한다.

<삼국지>는 한 번 보는 것과 두 번 보는 것, 그 이상을 볼 때 저마다 느낌이 달라진다고 한다.

처음부터 10권의 시리즈를 정독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만화로 된 책부터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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