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꼬치마을' 불명예 씻을 수 있을까
전주한옥마을 '꼬치마을' 불명예 씻을 수 있을까
  • 이신우
  • 승인 2017.04.0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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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관광객 1066만9427명 다녀가 상업활동 증가 정체불명 음식 난무 2015년 꼬치구이 허용 여부 두고 논란 전주시 기준 없는 퇴출에 강력 반발 중국집 허가문제 시끌 외국계 음식 불허

전주한옥마을의 정체성 훼손 논란의 중심에 서있던 ‘꼬치구이’ 신규 진출의 길이 막혔다.

한옥마을 내 영업이 금지되는 업소 대상에 꼬치구점을 포함한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안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지구단위계획 안은 내주께 정식 고시될 예정이다.

상업화 논란을 잠재우고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 운영되고 있는 꼬치구이점 15곳은 그대로 운영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뒷북’ 논란이 일고 있다.

그 동안의 혼선이 빚은 결과다.

새 지구단위계획안은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살리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지 못해 변경을 거듭하며 혼선을 빚어왔던 허용업소와 불허업소를 구분 지었다는 점에서다.

그렇다고 새 지구단위계획이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지키는 ‘만사형통 법’이라고만 볼 수도 없다.

상업화 논란은 현재도 진행 중인데다 지속적으로 이어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 지구단위계획으로 본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상업화 ‘불청객’ 어떻게 해소하나  

전주한옥마을은 전국 최대 규모의 도심 속 전통 한옥주거지다.

전주 풍남동 일대에 700여 채의 한옥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한옥이나 한식, 한지, 한복, 한방 등 한 스타일의 대표 명소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면서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실제 전주시가 행정자치부와 지난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관광객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총 1066만9427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여행안내서 출판사 ‘론니플래닛’이 한옥마을을 전세계 여행객들이 1년 안에 꼭 가봐야 할 아시아 관광명소 3위로 선정해 화제가 됐다.

또한 과거 전주 한옥마을에만 지정됐던 국제슬로시티 인증이 지난해 전주시 전체로 확대 인증됐다.

그런 한옥마을에 상업화라는 ‘불청객’이 찾아 들기 시작했다.

정체불명의 음식점들이 곳곳에 생겨난 것이다.

관광객이 증가하고 한옥마을이 활성화 되자 다양한 상업활동이 증가하면서 각종 패스트푸드점과 정체불명의 음식, 영업형태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순수한 주거지로서의 한옥은 줄어들고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한옥마을의 정체성 유지를 위한 정비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최초 지구단위계획이 세워진 뒤 변경에 변경을 거쳐 새 지구단위계획이 나왔다.

시는 새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한옥마을의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고 상업시설의 대형화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건축물의 허용과 불허용도를 명확히 했다.
 

▲허용과 불허...논란과 사례들  

지난 2015년 한옥마을에는 급속히 확산되던 ‘꼬치구이점’으로 한때 홍역을 앓았다.

당시 전주시는 꼬치구이를 패스트푸드로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약처, 고문변호사 자문, 식품관련 전문가들에게 질의와 판단을 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 내려지지 않았고 허용 여부를 두고 숫한 논란이 일었다.

당시 꼬치구이점 업주들은 ‘전주시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퇴출이라는 메스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며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그 뒤 꼬치구이점 업주들은 냄새나 연기를 줄이고 쓰레기통 설치, 꽂이 없는 꼬치 판매 방안 등 자정노력을 제시했다.

이후에도 꼬치구이는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 됐다.

전주시 홈페이지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옥마을이 꼬치마을이냐’는 둥 ‘왜 꼬치가 한옥마을을 대표하는 음식이냐’ 등 불만 글로 가득했다.

문제가 확대되자 전주시는 꼬치구이점들에 대한 영업취소를 검토했다.

20여 개가 넘었던 꼬치구이점은 현재 15개로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기존에 들어선 꼬치구이점들에 대해서는 영업을 허용하고 있어 뒤늦은 대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꼬치구이점과 함께 논란이 됐던 사례는 또 있다.

한옥마을 내 중국집 허가 문제를 놓고 시끄러웠다.

사건은 지난해 4월 한옥마을 내에 들어선 A중국집에 대해 전주시가 업주 고발과 함께 시정명령(업종 변경)을 내리면서 불거졌다.

지난 2011년 11월 변경 고시된 전주전통문화구역(한옥마을) 지구단위계획은 한옥마을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한식이 아닌 중식, 양식 등 외국계 음식점의 입점을 불허하고 있다.

애초 일식집을 중화요리점으로 용도 변경해 문을 열자 시가 ‘한옥마을 내에는 양식과 일식, 중식 등을 팔 수 없다’는 규제조항을 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중국집 주인은 이에 불복했고 급기야 법정다툼으로 이어졌다.

결국 법원은 이미 일식집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외국계 음식판매 금지를 규정한 ‘전주시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단팥빵’은 불허 논란이 지속됐다가 허용된 사례다.

단팥빵은 식품위생법 상 제과점 영업에 해당하고 건축법 상 제1종근린생활시설 제과점(바닥면적 300㎡ 미만)에 해당한다.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 전에는 제1종근린생활시설 중 프랜차이즈 제과점·제빵점, 서구식 제과점·제빵점, 도넛,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점과 유사한 제과점은 불허용도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팥빵’을 판매하는 영업장을 서구식 제빵점으로 봐야 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논란이 많았다.

이 때문에 시는 단팥빵에 대한 한옥보전위원회의 자문을 받았다.

자문 결과 단팥빵은 고유 음식에 가깝고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의견에 따라 허용하는 품목으로 결정돼 판매를 허가했다.

한옥마을에는 이 같은 사례뿐만 아니라 물자장, 와풀, 고로케, 기타 국적이나 기원을 알 수 없는 신종 음식류에 대해서도 영업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건 건마다 한옥마을 정체성에 부합하는지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민원인과 많은 논쟁이 일었다.


▲어디까지가 허용이고 불허인가  

한옥마을의 정체불명 음식에 대한 ‘허용이냐 불허냐’의 논란의 한 가운데에 꼬치구이가 있었다.

꼬치구이는 지난 2015년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꼬치구이를 비롯해 수많은 영업점들이 한옥마을을 ‘점령’해 보려고 끊임없는 노력을 지속했다.

하지만 상업화 흐름을 막고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결국 시는 이번에 또다시 새로운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추진했다.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지켜내는 유일한 수단이 지구단위계획이라는 판단에서다.

지구단위계획(전통문화구역)이 최초로 결정 고시된 것은 지난 2003년 1월. 이후 2009년 5월 변경 고시와 함께 2011년 11월 두 번째 변경 고시, 2013년 11월 3번째 변경 고시가 이루어졌다.

변경에 변경을 거듭해 왔다.

그 동안의 지구단위계획은 한옥마을 정체성을 해소하기에는 사실상 역부족이었다.

내주께 고시될 ‘전주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안은 한옥마을의 고유성과 정체성 유지를 위해 상업시설의 대형화와 확산방지를 건축물 허용용도 등으로 규제하고 있다.

한옥보존위원회는 한옥마을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한옥마을에서 허용할 수 없는 영업의 종류(불허용도)를 명확히 했다.

대표적인 식품이 꼬치구이다.

보존위는 새 지구단위계획에 ‘꼬치구이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또 꼬치구이와 함께 제1종 근린생활시설의 휴게음식점 영업과 제과점 영업 가운데 프랜차이즈 제과점·제빵점, 서구식 제과점·제빵점, 도넛, 햄버거, 꼬치구이, 등 패스트푸드점과 이와 유사한 제과점을 배제시켰다.

이들 품목은 전통한옥지구를 비롯해 태조로·은행로 지구, 전통문화지구에서 공통으로 영업할 수 없도록 했다.

또 2종 근린생활시설 일반음식점 중 전통음식 이외의 일식, 중식, 양식, 기타 외국계 음식을 조리하거나 판매하는 음식점은 허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외국음식과 결합된 퓨전 형태의 음식을 조리하거나 판매해서도 안 된다.

한옥보존위원회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안에 허용되는 대상도 정했다.

허용되는 품목으로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휴게음식점 영업에 해당하는 전통차(부속되는 커피)를 비롯해 과일주스, 슬러시, 아이스크림류(팥빙수 등), 분식점(김밥, 떡볶이, 라면, 라볶이, 튀김, 순대, 어묵, 만두, 국수, 칼국수, 냉면, 호떡, 붕어빵, 과일사탕)이 해당된다.

또한 식품위생법상 제과점 영업에 해당하는 빵(단팥빵, 술빵), 떡, 과자(강정, 유과, 정과, 과편, 다식, 엿강정, 누룽지, 꽈배기)가 해당된다.

일반음식점 영업에 해당하는 품목으로 전통음식도 포함됐다.

하지만 전통음식은 종류가 너무 많고 애매한 경우도 많아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옥보존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용하기로 했다.

이처럼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뒤늦은 조치라는 지적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한옥마을 정체성 지켜나가야  

전주한옥마을은 전주뿐만 아니라 전국의 관광지로 거듭난 지 오래다.

서울의 북촌과 경주 등지에도 한옥마을이 남아 있지만 주민들의 삶의 터전으로서 한옥마을은 전주가 유일하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한옥마을은 지난 2007년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범마을로 선정됐다.

또 2010년에는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됐고 슬로시티로도 지정됐다.

2012년엔 한국관광 으뜸명소로 지정되면서 관광객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주 한옥마을에만 지정됐던 국제슬로시티 인증이 전주시 전체로 확대됐다.

하지만 한옥마을의 상업화 논란은 아직까지도 가시지 않고 있다.

시는 한옥마을 정체성에 부합하는 영업의 종류를 객관적으로 정해 지구단위계획을 마련함으로써 해석의 논란을 없앴다.

또한 필요한 경우 한옥보전위원회 심의를 통해 허용여부를 검토 받을 수 있도록 식품전문가 2명을 포함해 한옥보전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전주시의 지구단위계획이 뒤늦은 조치였다는 지적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새로운 지구단위계획이 마련됐다고 해서 상업화 논란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전주를 넘어 전국의 명소가 돼버린 한옥마을의 상업화 논란을 불식시키고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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