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들-민간 잠수사 등 상처로 얼룩진 실화 모티브 소설로 담아내

4월 16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또 잊어서도 안 된다.

3주기를 맞은 올해 세월호는 인양됐고, 미수습자 9명이 어서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온 국민이 염원하고 있다.

김탁환의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돌베개)는 세월호 이야기만으로 써내려간 소설집이다.

세월호의 비극은 날것 그대로, 사실만으로 전달되어야 하며, 그것을 허구화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할 수도 있다.

세월호의 기억은 지속되어야 하고, 그 목소리는 더 멀리 더 깊이 전해져야 하기 때문에 허구를 이야기하는 소설이 적절치 않을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만약에 그 비극의 진실을 전하는 일, 비극의 당사자들의 슬픔과 고통을 공유하여 함께 아파하는 일이 방해받고, 거부당하고 있다면, 또 부당한 침묵이 강요당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소설이라는 장르의 한계성을 말한다는 것이 불필요할지 모른다.

저자는 참사 이후 팟캐스트 ‘4·16의 목소리’를 기획하고 진행자로 나섰으며, 유가족들은 물론 민간 잠수사들, 세월호 문제에 발 벗고 나선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관련 활동을 벌여왔다.

그 같은 활동에서 얻은 소중한 글감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본업인 소설 쓰기로 결과물을 내놨다.

2015년에 조선 후기 조운선 침몰 사건을 소재로 세월호를 다시 상기하는 <목격자들>을 펴냈으며, 2016년에는 <거짓말이다>를 내놓았다.

그리고 이번엔 여덟 편의 중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오직 세월호 이야기만으로 이루어진 소설집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를 펴냈다.

여덟 편의 작품 중에서 <눈동자>, <돌아오지만 않는다면 여행은 멋진 것일까>, <찾고 있어요>는 다른 매체를 통해 발표됐고, 나머지 5편은 미발표작으로 이 책에서 처음 소개된다.

작가의 말에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담고자 한 것이고, 그래서 제목도 김민기의 노래 <아름다운 사람>에서 빌려와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라고 지었다.

하지만 이 순간까지도 현재진행형인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사람에게는 아픔이다.

말하자면 그 아름다움에는 여전히 피눈물이 맺혀 있는 것이다’고 적혀있다.

책에 수록된 8편의 주인공 중에서 <이기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모두 직접적인 희생의 당사자나 그 가족들이 아닌 주변의 관찰자들이다.

세월호 참사가 지닌 본래의 비극성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작가의 말을 따르자면 그 순간이 너무나도 참혹하고 안타깝고 돌이킬 수 없는 슬픔으로 가득하다고 해도, 혹은 생사의 경계를 넘어가버렸다고 해도, 서로의 어둠을 지키는 방풍림처럼 희망적이어서 아름답고, 아름다워서 희망적이다.

물론 3년 만에 인양된 세월호의 상처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안고 있다.

3년의 기간 동안 정확한 침몰 원인도, 미수습자 수습도, 책임자에 대한 처벌도 그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것이 없기 때문에 상처는 더욱 깊다.

세월호의 인양과 함께 다시 한 번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할 때다.

불행 앞에서도 침몰하지 않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희망을 찾아보자.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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