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피부암으로 세상 떠나 BBC 음원 발굴 정규앨범 제작 기타로 잔잔하게 희노애락 노래

조석창기자의 '한장의 음반'
애바 캐시디-Song Bird

모차르트, 슈베르트, 멘델스존.

이들이 공통점은 제 명에 살지 못하고 짧은 인생을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창작능력을 보았을 때 좀 더 살았더라면 훌륭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도 남는다.

팝 음악계도 마찬가지다.

지미 핸드릭스, 재니스 조플린, 짐 모리슨, 커트 코베인 등 천재 뮤지션도 일찍 세상을 떴다.

더구나 이들은 만27세에 요절해 ‘27세 요절론’이란 웃지 못할 말까지 생겼다.

노래를 좋아하고 제일 쉬운 것이 노래 부르는 것이라고 말한 애바 캐시디도 33세의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났다.

맑고 고운 목소리로 세상사를 노래하지만 30대에 불치의 피부암으로 죽어간 그녀이기에 목소리는 처연함마저 느껴진다.

잔잔하며 단조로운 기타 하나로 희노애락을 표현한다.

눈을 감고 목소리를 음미하노라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장르의 음악이 다가온다.

재즈, 블루스, 포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의 음색을 소화한다.

애바 캐시디는 죽기 직전까지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는 무명가수에 불과했다.

몇 차례 음반녹음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불행하게도 죽고 난 이후다.

영국 BBC방송에서 그의 음색과 실력을 뒤늦게 알고 음원을 발굴해 정규앨범을 제작했다.

사망한 지 4년 만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특히 음반 ‘Song Bird’는 구하기조차 어려운 명반이 됐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음반은 기존 가수가 부른 곡을 리메이크 한 것들이지만 그의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폭발적인 가창력은 아니지만 눈을 감고 목소리를 좇다 보면 깊게 빠져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수에 젖어있는 촉촉한 목소리는 다른 가수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그만의 매력이다.

특히 이 앨범은 녹음 또한 훌륭해 오디오 마니아로부터 보컬 테스트용으로도 애용되고 있다.

구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제외하곤 항상 곁에 두고 싶은 음반이다.

발매 이후 영국은 물론 아일랜드,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등에서 음반 차트 상위 10위안에 포함됐고 전 세계적으로 1,000만장 이상 판매됐다.

아티스트 : EVA CASSIDY

제작사 : BLIX STREET

레이블 : BLIX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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