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학교소풍겹쳐 수요↑ 삼겹살 2,064원 평년比 17%↑ 무-당근-고등어 등 상승세 AI여파 여름까지 지속될듯

▲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마트에서 일부 30개들이 계란 한 판이 1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불황의 그늘이 걷히지 않는 가운데 식탁물가에 또 다시 빨간불이 켜지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달걀 가격이 다시 치솟으면서 한 판에 1만원에 달하는 데다 최근 들어 채소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 수산물과 축산물 가격 상승세 역시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5월 황금연휴 등으로 인해 농수축산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식탁물가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하락세를 이어갔던 달걀 가격이 지난달 중순부터 심상치 않더니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9일 기준 달걀(중품·30개) 평균 소매가격은 7천696원으로 한 달 전보다 5.3% 올랐으며, 1년 전보다는 43.9%(2천346원)나 뛰었다.

이는 평균 가격으로 도내 일부 중소형마트에서는 9천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부활절과 초중고 소풍 시즌 등으로 수요가 증가한 데다 미국과 스페인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산란계와 종계 주 수입국이던 이들 국가로부터의 수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AI 이후 일선 농가의 노계 비율이 증가하면서 산란율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 역시 수급 불균형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닭고기 역시 병아리 입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해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김영란법 시행이후 소비 위축에 하락하고 있는 한우 경매가격과 달리 소매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를 대신해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삼겹살(중품·100g) 소매가격은 2천64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8%, 평년보다 16.8%가량 올랐다.

채소류 가격도 심상치가 않다.

한동안 강보합세를 유지하던 시금치나 양배추 등은 평년 수준을 이어가고 있지만 무, 당근, 깐마늘, 대파 등은 평년보다 비싸며 일주일 전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무(상품·20kg)와 당근(상품·20kg)도매가격은 현재 각각 1만6천원, 4만5천200원으로 평년보다 6천37원(60.6%), 1만9천53원(72.9%)이나 올랐다.

상추(적·상품·4kg) 역시 한 달 전보다 23.2% 정도 오른 1만2천200원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민생선’인 고등어는 물론 갈치, 물오징어 등 수산물 역시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평년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으며, 올해 들어 가격 상승세가 꾸준한 상황이다.

이처럼 농·축·수산물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안정되지 않고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밥상물가를 견인하고 있다.

문제는 AI 여파가 여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5월 황금연휴를 맞아 외식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소비자들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주부 정주영(36·전주시 중화산동) 씨는 “얼마 전 마트에 갔다가 달걀 가격을 보고 정말 놀랐다. 자고 일어나면 다 오르는 것 같다”며 “월급은 뻔한데 물가는 자꾸 오르고, 장바구니에 정말 담을 게 없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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