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곡 용소 용이 살던곳 '옥용추' 육모정 1960년 비로 유실돼 4곡 서암 스님이 독경하는 모습 생강나무꽃-보랏빛 야생화 군락 5곡 유선대 7곡 비폭동 지나 교룡담 상류 남원 8경 중 1경 지리산 둘레길 1코스 약 10km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가 지리산입니다.

지리산 자락은 워낙 넓어서 여러 지역에 걸쳐있는데요, 그중 구룡계곡을 소개해드릴게요.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구불구불거리는 계곡 따라 오르다보면 바위들과 소나무 그리고 경치에 취해 신선이 된 기분이랍니다.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한국의 명수, 구룡계곡으로 떠나볼까요?    


봄기운이 스물스물 전라북도 남원에도 퍼졌습니다.

구룡계곡 입구에 있는 춘향묘 옆에는 하얀 목련꽃이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음력 4월 초파일에 아홉 마리의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아홉 군데 소에서 노닐다가 승천했다니 계곡에 들어서는 기분이 더욱 특별합니다.


육모정을 뒤로 긴 다리와 정자 하나가 보여 내려가 보았습니다.

다리를 건너다보면 오른편으로 용소를 내려다볼 수 있고요, 저 위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 용호정을 만난답니다.

이런 넓은 바위는 계곡 내내 마주치게 되고요.  


구룡계곡의 9곡 중 2곡이 바로 용소입니다.

용소로 흘러내려가는 물줄기는 마치 문처럼 생긴 바위 사이를 통과하는데요, 바위틈으로 내려와 옥색의 맑은 물웅덩이를 만들더라고요. 여기에 용이 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옥용추라고도 불렸고요. 


육각형의 정자 육모정은 원래 용소 앞 넓은 바위에 지어져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1960년에 내린 큰 비 때문에 유실되어서 지금은 도로 옆에 다시 지어졌는데요, 과거 바위 위에 자리했던 모습을 상상하면 정말 운치 있습니다.

지방도 60번 도로 옆 데크길을 걷다가 드디어 지리산국립공원 탐방지원센터를 만납니다.

구룡탐방로 안내지도와 코스 난이도도 보실 수 있고요, 그린포인트도 적립할 수 있어요.

정윤철 해설사님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니 탐방 시작하기 전에 이것저것 안내 받으시면 편안한 산행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아치형 문을 지나 본격적으로 산 속으로 들어갑니다.


멀리서도 눈에 띄게 밝은 넓은 바위가 보입니다.

계곡 건너편 바위 생김새가 스님이 무릎을 꿇고 독경하는 모습이라서 서암이라 불린다는데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4곡 서암은 시원한 계곡소리에 만족하며 지나갑니다.

높은 산 사이로 웅장하게 흐르는 계곡 따라 평탄한 길이 계속 이어져있습니다.

아직 산은 푸른빛을 덜 띠었지만 맑은 물은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합니다.

더군다나 구룡계곡 상류인 구룡폭포까지 자리하고 있는 9곡을 하나하나 짚어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봄을 맞아 피어난 곷을 보는 재미도 좋아요.

생강나무꽃이 가장 많이 보였고요. 보랏빛 작은 야생화도 군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본 꽃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단연 히어리입니다.

지리산 깃대종으로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이었다가 해제된 한국 특산식물이랍니다.

밝고 노란 곺이 정말 이쁘더라고요.

5곡은 바로 유선대입니다.

한자 그대로 신선들이 놀던 곳입니다.

무얼 하면서 놀았을까요? 바위에 그어져 있는 금과 연관이 있답니다.

바로 바둑이에요! 신선들이 바둑을 두었다니 이름을 지을 때 발휘한 상상력도 대단합니다.


구룡계곡 코스를 걷다보면 여러 가지 형태의 다리를 몇 번 건넙니다.

사랑의다리도 있고요, 이런 출렁다리도 지나는데요.

계곡 위를 건너는 거라 출렁거릴 때마다 스릴이 넘치더라고요.

게다가 시설들이 오래된 것들이라 더 그런 기분이 들었답니다.


6곡 지주대를 지나 이번에는 7곡 비폭동을 보실까요?

높이 솟은 반월봉에서 폭포가 떨어지는데요.

커다란 물줄기 하나가 아니라 작은 물줄기들이 울퉁불퉁한 바위를 계단 삼아 떨어진답니다.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모습처럼 보여 비폭동이라 이름 지었다니 비가 온 뒤 유량이 많아지면 정말 장관일 거 같습니다. 


비폭동부터는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지금까지는 평탄하고 편한 길을 왔다면 이제부터 경사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에요.

땀 흘리며 오르면 멋진 바위들과 소나무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망대에서 멋진 풍경도 볼 수 있으니 즐겁습니다.

바위틈을 비집고 자라난 소나무들이 바위와 한 몸이 되었더라고요.


봉우리 하나를 넘고 내리막길을 지나 한참을 가면 다시 또 웅장한 폭포소리를 들으실 수 있어요.

“용 두 마리가 어울렸다가 양쪽 못 하나씩을 차지하고 물속에 잠겨 구름이 일면 다시 나타나서 서로 꿈틀거린 듯”해서 교룡담이라고도 불린답니다.

9곡 구룡폭포가 계곡의 가장 상류이고요, 남원 8경 중 1경에 해당하죠.
 

여기서부터 저는 정자나무 쉼터까지 갔다가 다시 지리산둘레길 1코스로 햡류해서 원점으로 돌아오는 구룡계곡 순환코스를 걸었습니다.

10KM가 넘더라고요.

편하게 산책하실 분들은 지원센터에서 구룡폭포까지만 3KM정도 1시간 남짓 걸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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