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춘향제등 무료봉사

2017 남원코리아오픈 국제롤러경기대회에 ‘외국인의 입’을 자처하는 자원봉사자가 화제다.

지난 1회 때부터 올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 대회에서 외국인 통역을 맡고 있는 김지혜(50)씨가 그 주인공이다.

남원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던 기회로 대회 통역에 참가한 김지혜씨는 이 대회 뿐 아니라 춘향제나 각종 국제행사에 남원을 대표해 참가하고 있다.

특히 이 대회 초기부터 참여한 터라 대회 역사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한다.

“처음 대회만 해도 트랙만 했고, 이후 로드경기장이나 슬라럼이 조성됐다. 이제 롤러하키장만 조성되면 외적 환경으론 모두 만들어진다. 1회때부터 참여한 경험이 있어 애착이 가는 대회다.”

그가 사람들 주목을 받는 이유는 10년 동안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대회통역에 참여한 것 뿐 아니라 멀리 호주에서 자비로 참가하기 때문이다.

2010년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민을 떠났지만 시민권 대신 영주권을 보유한 채 매년 이맘 때면 남원을 찾고 있다.

작은 도시 남원에서 외국인들에게 자칫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작은 사명감 때문이다.

여기에 롤러 대회 전문용어까지 스스로 익혀 통역에 지장이 없도록 했고, 심지어 심판 자격증까지 획득할 정도로 큰 열정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남원이란 작은 도시에서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것은 매우 보람된 일이다. 모든 것이 열악하지만 대회를 찾은 외국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 했다. 선수들을 위한 숙박을 비롯해 인라인 전문용어 습득 등이 쉽지는 않았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대회에 대한 작은 소망도 밝혔다.

자신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후배들 양성이다.

매년 참가를 했지만 사실상 호주에서 남원까지 오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10년을 기념한 개막식을 보면서 울컥했다. 10년의 긴 시간동안 대회 사이사이를 메우기 위해 노력한 내 자신도 떠올랐다. 호주에서 매년 오는 것도 장담할 수 없어 이제는 젊은 후배들을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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