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돔 날씨 대비 표현의 자유 없는 해방구 프론트라인 섹션 별도배치 국비삭감 예산문제 어려움 베를린 황금곰 개막작 추천 자생보다 경제-문화적 가치 배지 유료 참여 유도 방식

△올해 2번째 영화제다. 준비는 잘 됐나?

밖에서 봤을 때와 완전히 다르다.

직접 해보니 욕심도 생기도 아쉬움도 많다.

준비를 많이 했지만 아직까지는 디테일한 부분은 놓친 것이 많다.

시간이 갈수록 보완될 것으로 생각이 든다.


△올해 영화제 변화는

전주돔을 만들었다.

작년 야외상영장에 비가 오고 스크린이 찢어지는 경우가 생겼다.

날씨도 추웠다.

열흘 동안 야외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역사상 가장 큰 돔을 조성했다.

예전 어르신들은 천막극장에서 영화를 봤던 느낌도 살짝 엿볼 수 있다.

다행스럽게 올해는 비소식은 없지만 만약 비가 오고 천둥이 친다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영화표현의 해방구라 표현했다.

모든 영화제는 기본적으로 독립과 대안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전주는 독립과 대안을 전면에 내세웠다.

우리만의 특징이다.

작년 블랙리스트나 자백, 다이빙 벨 같은 영화를 통해 전주영화제의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자백의 경우는 감독이 오히려 걱정할 정도로 표현의 자유가 없었다.

올해는 한 번 제대로 짚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이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약간은 김 샌 느낌도 있다.

작년 상황이라면 정치적 압박도 받았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영화표현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몇 년 동안 많은 논란과 왜곡된 부분들을 정리하는 차원도 있다.

이를 위해 프론트 라인이란 섹션을 별도 만들었다.

논쟁이 되는 영화, 시대상황에 물음을 던지를 영화들을 배치했다.


△영화 준비의 어려움은 예산문제가 가장 크다.

국비 1억5,000만원이 삭감됐다.

어느정도 예상을 했지만 우리 영화제 규모에선 타격이 크다.

영화제는 상영 편수가 늘어나고 목표 관객수도 증가하지만 반면 예산은 줄고 있다.

영화제 20주년을 위해 큰 틀을 만들어가는 과정인데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다.


△영화의 거리에 집중한다

제작년 종합경기장과 효자동 극장은 산만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오거리 극장은 규모는 작지만 공간 이동에 효율적이다.

전주를 찾는 관객들도 오히려 이곳을 중심으로 전주의 전통문화를 보려 한다.

한옥마을, 남부시장, 웨딩거리 등이 인근에 있다.

작년 영화의 거리에 집중하다보니 전체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상권은 신도시로 흘러갔지만 전주의 가치는 구도심에 있다.

외국의 경우도 구도심에 그 도시의 전통이 있다.

전주도 마찬가지다.


△추천작이 있다면 일단 개막작이다.

멜로드라마 형식이다.

어린 시절 정신상담을 받은 원칙주의 여성과 장애로 모든 것을 자포자기한 남자가 우연히 만나 서로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영화적 색채와 흐르는 스토리가 매우 훌륭하다.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가치가 있다.

또 하나는 광복절이란 뜻의 리베리시옹 데이다.

유명 록밴드가 평양에서 공연을 펼치즌 북한 관련 다큐다.

최근 북한 문제가 이슈인데 영화를 통해 북한 사람들의 생각이 표현된다.

또 이 밴드는 영화제 기간 전주에서 공연을 펼친다.

북한 관객과 남한 관객의 정서적 차이와 호응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기회다.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선 전 세계 어느 영화제든 순수하게 자생력을 갖춘 영화제는 없다.

자생이란 의미보다 지원되는 예산 외에 얼마나 많은 수익을 발생할 수 있는지로 접근해야 한다.

자생보다 오히려 예산을 들여 만들어진 경제적 효과나 문화적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


△처음으로 배지 유료화를 시행했다

부산은 2년 전부터 시행했다.

영화제의 자신감 표현이다.

우리도 유료화에 대한 고민을 해 왔지만 전주의 정서 때문에 고민했다.

그러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앞당기게 됐다.

현재 1,000매 정도 판매가 돼 나쁘지 않은 수치다.

게스트나 관객들도 무조건적인 공짜가 아니라 오고 싶은 사람들에 한해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시민들에게 한 마디

작년엔 무조건 도와달라 했다.

올해는 도와달라보다 참여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관객의 주요층은 전주시민이다.

멀리서 바라보지 말고 아이들 손을 잡고 즐기길 바란다.

어린이날 무료상영이나 야외상영, 시민할인 제도 등을 마련했다.

영화 마니아들은 다소 불만을 품을 수 있지만 영화제 기본은 시민에게 다가가는 영화제야 한다.

직접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영화제를 즐기길 바란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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