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어버이 날 대목에도 경기위축-여행수요 급증에 가족예약 줄고 사무실밀집지 손님없어 사실상 '개점휴업

5월 1일 근로자의 날부터 9일 대선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에 도내 외식업체들이 벌써부터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보통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로 인해 대목인 달이지만 올해는 긴 연휴로 인해 여행 수요가 급증한 데다 경기 위축 및 물가 상승에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이 더욱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사무실 밀집지역의 음식점의 경우 오히려 황금연휴 때문에 강제로 쉬어야 할 상황이다.

27일 도내 외식업체 가운데 가족단위 손님이 많은 이용하는 중국집(2곳), 뷔페(2곳), 패밀리레스토랑(1곳) 등 총 5곳을 무작위로 선택해 5월 5일~7일까지 예약률을 확인했다.

그 결과 전 좌석의 20%만 예약이 가능한 A 패밀리레스토랑의 경우 가장 대목 날로 꼽히는 어린이날의 예약률이 전년보다 50%나 감소했으며, 전주신시가지에 있는 B 중국집과 씨푸드 전문 C 레스토랑도 30~40% 줄었다.

아직 어린이날까지 8일 정도 남았지만 예년 같으면 인기 음식점의 경우 예약이 완료됐을 시기다.

더욱이 어버이날이 월요일임에 따라 전날에 예약이 집중돼야 하지만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5월 2일이나 4일 중 하루만이라도 연차를 쓸 경우 5일 연속 쉴 수 있어 해외나 타지역으로 가족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이라고 외식업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 황금연휴 기간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급증, 동남아나 일본 등을 겨냥한 일부 상품은 이미 지난 3월에 마감됐다.

 B 중국집 매니저는 “황금연휴 덕은 특정 관광지에 있는 음식점만 누릴 것이다. 하지만 이도 일부에만 해당된다”며 “우리 같이 관광지가 아닌 곳에 있거나 영세 음식점들은 황금연휴에 오히려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쉬는 날이 길어서 다들 밖으로 나가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무실 밀집지역이나 공단 주변 음식점들의 침체된 분위기는 이보다 더욱 심각했다.

전주시 금암동, 전주서부신시가지 등 사무실 밀집지역의 음식점 대부분 경기 위축 및 김영란법 시행으로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황금연휴가 낀 5월 매출이 3~4월보다 못할 것을 우려했다.

특히, 직장인이 주요 고객인 음식점들은 황금연휴 기간에 ‘개점휴업’이 불 보듯 뻔 하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문을 열어 놔봐야 전기세 등 세금만 더 나온다면서 연휴기간에 맞춰 아예 문을 닫겠다는 곳도 있었다.

그야말로 강제로 쉬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금암동 일대에서 김치찌개 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5월에 쉬는 날이 많아서 정말 큰일이다”며 “직장인들이야 쉬는 날이 많아서 좋겠지만 우리 같이 직장인을 보고 장사하는 음식점들은 정말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고기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 역시 “안 그래도 김영란법 이후 회식이 줄어서 힘든데 올해는 휴일도 많아서 매출 감소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연휴기간에 문 열어 놔봐야 아무도 안 올 게 뻔해서 그냥 쉴까한다”면서 울상을 지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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