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분리된 세상 암시 사슴 통해 주인공들의 꿈 표현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이 베일을 벗었다.

영화제 개막식 전 진행된 개막작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작품으로 모든 것이 낯설고 조심스러운 여자와 모든 것이 식상하고 권태로운 남자가 매일 밤 같은 꿈을 꾸면서 서로 가까워지게 되는 과정을 다룬 내용의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시사회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감독은 “한국에 온 것이 처음이다.

헝가리라는 먼 곳에서 온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을지 궁금하다.

영화 속에서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것들을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는 개인의 감성이 달라도 무의식 속에서 연결된다는 것을 말한 심리학자 융의 생각과 닿아있다.

살아온 배경이 다르고 분리돼 있는 세상을 영화에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영화 속에서는 배우들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데 감독은 여배우 캐스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의 핵심이다. 여 주인공을 찾는데 6개월 이상이 걸렸다. 배우 알렉산드라는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으며, 영화의 내성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굉장히 외향적이고, 자기주장이 확실한 여성이다. 전주에 같이 방문하고 싶었지만 다른 연극 일정 때문에 함께하지 못해 안타까워했다”며 뒷얘기를 전했다.

또 영화에서는 사슴이 등장한다.

사슴은 이들이 꾸는 꿈의 모습이다.

이에 감독은 “많은 가축들이 있지만 사슴을 택한 이유는 우아하고, 자유로운 느낌 때문이었다. 영화에서는 가축의 도살이 그려지는데 소, 닭 등의 모습을 보여주면 너무 호러적인 느낌이 강조될 것 같아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는 사슴이 제격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기까지의 과정도 일부 소개됐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보고 영화제 측에서 빠른 섭외를 하기도 했지만 감독 아들의 여자친구가 한국인이어서 감독이 기꺼이 응한 점도 있었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감독의 아들과 여자친구가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전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한다.

감독이 이들에게 전주에서 초청한다는 소식을 전했더니 무척 좋아해 개막작 섭외가 빠르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개막작은 오는 29일, 내달 4일에도 영화제를 통해 상영된다.

상영 때에는 모두 감독이 참여하는 GV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일디코 엔예디 감독은 국제경쟁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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