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관 전라북도 기획조정실장  

전라북도가 토탈관광의 상징인 ‘전북투어패스’를 전국 최초로 도입한 지 2개월이 지났다.

아직 도청 내에서조차 투어패스를 어디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는 직원들이 많다.

카드 한 장으로 싸고 편하게 여행을 누릴 수 있는 이러한 획기적인 아이템을 관광 부서에서만 이해하고 홍보해서야 되겠는가? 이에 기획조정실 직원이 먼저 나서 투어패스를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첫 체험지는 완주 삼례문화예술촌이었다.

안내소에서 1일권 투어패스 카드를 구입한 우리는 각자 자신의 카드를 단말기에 터치하여 ‘삐빅’하는 승인 알림음과 함께 입장하였다.

2,000원의 입장료를 면제받는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 강점기 양곡 수탈의 기지로 활용되던 곳을 복합문화단지로 탈바꿈한 곳이다.

현장에 근무하던 문화관광해설사는 전시관 곳곳을 누비며 우리의 이해를 도왔다.

다음 행선지는 익산 왕궁리유적전시관이었다.

사실 왕궁리유적전시관은 무료 관광지이기 때문에 굳이 투어패스를 지참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전북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던 곳이다.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은 몇 번씩 방문해 봤지만 왕궁리유적전시관은 처음이라는 직원도 많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1,400여년 전 백제시대로의 시간여행을 마친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특별할인가맹점을 찾았다.

투어패스를 구매한 관광객은 더 많은 혜택을 받기 위해 가맹점을 찾아가고 가맹점주는 할인혜택을 제공하여 고객들을 유치하는 시스템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점심을 먹으면서 직원들은 저마다 투어패스를 사용하며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들을 얘기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우리 도가 야심차게 내놓은 이 한 장의 카드에 대한 애착이 강하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군산 근대문화거리로 향했다.

근대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근대미술관, 근대건축관, 진포해양테마공원까지 이어진 거리를 걸으며 투어패스카드 한 장으로 모든 시설의 입장료를 면제받을 수 있었다.

전북투어패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이곳에서도 우리는 문화관광해설사의 도움을 받았다.

군산 근대문화거리를 찾는 관광객들은 더러 어디서 무엇부터 봐야할지 난감해 한다.

하지만 해설사가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경제 수탈의 현장이 눈앞에 펼쳐진 듯 생생하게 다가와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번 체험으로 무엇보다 전라북도에 문화관광해설사 운영이 정말 잘 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개량한복을 갖춰 입고 가족 단위든 단체관광객이든 구분 없이 맞이하여 방문객들이 전북을 느끼고 체험하는 데 크나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전북투어패스를 직접 체험하면서 불편함도 있었다.

현재 모바일로 단체투어패스를 발매하고 있음에도 그것을 알지 못한 우리는 20명 넘는 인원이 개별적으로 카드를 구매했다.

그 결과 방문지마다 줄을 서서 일일이 카드를 체킹하고 입장하여 시간도 많이 소요되었고 다른 관광객들이 입장하는 데에도 불편함을 초래했다.

체험 당시 우리 주변에는 학생들이 단체 관람을 많이 하고 있었다.

단체투어패스에 대한 홍보가 더 많이 이루어진다면 단체관광객의 편리함을 더하리라고 본다.

투어패스체험을 하면서 몇 가지 개선했으면 하는 점도 있었다.

관광안내소 위주로 판매하다 보니 오프라인 구매를 위한 접근성이 다소 떨어졌다.

또한 특별할인가맹점에서 할인 받기 위해서는 패스카드와 별도로 쿠폰을 지참하도록 되어 있어 가맹점에도 카드단말기를 설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북도는 앞으로도 관광객들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완해가야 할 점들이 아직은 많다.

하지만 결국엔 이 같은 보완점이 수정되면, 전국 최초로 야심 차게 도입한 전북투어패스가 전국의 벤치마킹 모델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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