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아이의 성장기에 담긴 '그리스'
11살 아이의 성장기에 담긴 '그리스'
  • 윤가빈
  • 승인 2017.05.0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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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나 프시쿠 감독 작품 '이민자-새아버지'에 대한 내적 갈등 국가 현실 투영

11살 아이의 성장기와 국가의 이야기를 담은 엘리나 프시쿠 감독의 <소피아의 아들>. 이 영화는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에 초청됐다.

영화의 배경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한창인 그리스다.

11살 미샤는 엄마와 살기 위해 러시아에서 아테네로 온다.

미샤는 그리스에 오기 전까지 엄마가 재혼한 사실을 몰랐다.

엄마의 재혼도 충격인데 새 아버지는 할아버지보다도 나이가 많다.

이 속에서 겪는 아이의 내적인 갈등과 방황이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며 펼쳐진다.

감독은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러시아와 그리스를 의도적으로 선택했음을 밝혔다.

그리스에는 러시아 여인들이 이민자로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영화에 출연하는 11살 아이와 어머니 역시 이민자다.

영화 촬영이 처음인 아이는 우크라이나 출신이며, 어머니는 러시아 출신이다.

감독은 “배우들이 실제 이민자여서 촬영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으로 연기에 임하는 미샤를 위해 즉석에서 대본을 주고, 상황을 말로 설명해 연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아이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머니와 새아버지라는 평범하지 않는 관계에 노출돼 있다.

이는 세대와 문화의 차이를 드러나게 한다.

감독은 “아이가 어떻게 성장해야하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소위 말하는 TV, 학교 등의 교육 메커니즘이 아이가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일반적이지 않는 상황들은 동물이라는 메타포로 표출된다.

얼룩말의 큰 동물인형들이 집이나 회사에 놓여있다.

또 아이가 곰으로 변하기도 하고, 욕조에는 실제 악어가 부엌에는 소가 보이기도 한다.

이에 “큰 동물들이 집이나 회사에 놓여있는 것은 일상적이지는 않다. 미샤가 놓여있는 상황도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며 “특히 얼룩말은 흑과 백을 동시에 갖고 있는데 세상에는 좋고, 나쁜 것 이분법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소년의 개인적 성장기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다.

그리스라는 국가의 이야기도 있다.

감독은 “삶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순진함이라는 것이 미샤 개인에게만 적용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 국가가 얼마나 순진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며 “아테네 올림픽이 열렸을 때 그리스는 전성기였다. 그 후 쇠락에 들어섰다. 미샤와 그리스 국가를 동시에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감독들이 아시아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내 영화를 보일 수 있게 된 것은 큰 의미이고, 소중한 기회다”며 소감을 밝혔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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