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작 '일곱 번째 동지' 등 실험 영화 시도··· 7작품 선봬

▲ 알렉세이 게르만의 인터뷰와 에세이를 담은 서적을 출간한 안톤 돌린 평론가.

전주국제영화제는 러시아 영화의 거장 알렉세이 게르만 전작회고전을 열고 있다.

지난 2013년 일흔 셋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게르만은 예술창작의 자유를 억압했던 독재정권에 희생당한 세대이기도 하다.

게르만은 1968년 이후 단 6편의 영화만을 연출했지만 이 작품들 모두가 걸작으로 손꼽힌다.

그의 영화 대다수는 철권통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소련 역사의 전환기를 비판적인 관점에서 조명한다.

대다수 영화들이 흑백으로 촬영됐으며, 어두운 톤으로 오래된 느낌을 전한다.

6편 중 3편은 오랜시간 동안 공개가 보류됐으며, <크루스탈리오프, 나의차!>는 제작에만 7년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유작으로 남은 <신이 되기는 어렵다>는 사후 그의 아들에 의해 완성됐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그가 연출한 6편의 전작을 포함해 그가 각본, 제작에 참여한 <오트라르의 몰락>까지 총 7편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이 중 <일곱 번째 동지>는 그의 연출 데뷔작이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30세에 불과했다.

게르만 스타일이 탄생되는 시작으로 그가 영화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단서들을 찾는 재미도 있다.

영화에서는 소련의 내전을 배경으로 백군과 적군을 넘나드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는 우리나라 상황과도 맞닿아있다.

자신의 신념보다는 타의에 의해 남한군, 북한군으로 나뉘어 싸워해야 했다.

영화는 적군과 백군을 갈라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적군, 백군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시의 시대상에 비춰보자면 상당한 문제작이 될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GV에는 알렉세이 게르만의 인터뷰와 에세이를 담은 서적을 출간한 안톤 돌린 평론가가 참여했다.

그는 “이 영화는 문제없이 개봉됐으며, 흥행도 성공적이었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게르만 감독이 실험 영화를 시도했다. 그 후 검열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가 나왔던 67년도는 11월 혁명 50주년이었다. 그 해 동안 내전과 관련된 영화가 많이 나왔다. 그 여러 영화 중 <일곱 번째 동지>는 아주 훌륭한 영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고 극찬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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