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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무기계약직 늘어도 실질적 처우 개선안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무기계약직은 해당 안돼 정규직과 급여 최고 2.85배 복지포인트 등 처우 달라 고용의 질 개선 '순기능' 일각, 일자리 감소 우려 "인건비 증가 부담 가중등 채용 인력 줄일 수 있어"
2017년 05월 18일 (목) 19:59:49 | 최종승인 : 2017.05.18 20:37 최홍욱 ico@jjn.co.kr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며 시작된 공공부문 정규직화 선언은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뿐 아니라 다른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들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고 금융관련 공공기관은 벌써 정규직화 추진을 시작했다.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는 ‘정규직화’에 대한 의문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의 비정규직 현황을 살펴보고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대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인가요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A(40대)씨는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의 비정규직들을 정규직화 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공항을 시작으로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A씨도 조만간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바람이 생겼다.

그러나 이내 A씨의 희망은 꺼지고 말았다.

무기계약직인 A씨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정부가 밝힌 비정규직은 일반계약직만 해당될 뿐 근로기간을 정하지 않은 계약직인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처럼 공공기관 무기계약직들의 처우는 정규직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물론 공공기관별 무기계약직 처우가 다르지만 대부분 정규직에 비해 임금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1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17년 예산 기준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급여차이는 최소 1.33배에서 최고 2.85배에 이른다.

알리오에 공개되지 않는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수산대학, 지방행정연수원을 제외한 수치다.

급여차이가 가장 많은 곳은 국민연금공단으로 정규직의 평균급여는 6천241만4천원인 반면 무기계약직은 2천188만원으로 2.85배 차이를 보였다.

이어 한국국토정보공사는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 가운데 정규직 평균급여가 가장 많은 7천998만6천원이었지만 무기계약직은 2천918만원으로 정규직이 2.74배 많았다.

오는 9월 입주 예정인 한국식품연구원은 정규직 7천264만9천원, 무기계약직 3천348만2천원으로 2.17배 차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정규직 5천694만2천원, 무기계약직 3천375만2천원으로 1.69배 차이를 보였다.

비정규직과 차이가 가장 작은 한국전기안정공사는 정규직 5천913만6천원, 비정규직 4천447만4천원으로 1.32배에 불과했다.

차이가 가장 큰 국민연금의 급여내역을 지난해 기준으로 살펴보면 정규직의 기본급은 4천9만6천원이었고 고정수당 1천127만3천원, 실적수당 430만4천원, 급여성 복리후생비 99만7천원, 경영평과 성과급 279만3천원, 기타 성과상여금 314만9천원 등 평균보수액이 6천260만7천원이었다.

반면에 무기계약직은 기본급이 1천793만2천원, 고정수당 43만원, 실적수당 763만원, 급여성복리후생비 68만1천원, 경영평과성과급 3만5천원 등 평균보수액이 1천945만4천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올해 예산 기준 차이보다 큰 3.22배였다.

농촌진흥청과 산하기관, 한국농수산대학, 지방행정연수원 등 7개 기관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급여차이도 이들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차이는 단순 급여차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각 기관에서 나오는 복지포인트 역시 정규직과 차이를 보였고 처우도 달랐다.

무기계약직이긴 하지만 1년 마다 치러지는 근무평가를 기준으로 계약이 갱신되고 평가가 나쁠 경우에는 재계약이 거부될 수 있다.

정규직 직원이 이들의 근무를 평가 하고 있어 무기계약직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있다고 주장한다.

A씨는 “정규직과 처우가 상당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무기계약직의 근무기간이 정해지지 않아 고용이 안정됐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의 목표가 일반계약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이 아니라 정규직과 차별을 없애는데 맞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4천758.5명 VS 3천757.5명? 전북혁신도시에 이전한 공공기관에서 소속된 근로자는 모두 1만4천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일반계약직 인원은 3천757.5명이다.

이들이 모두 정규직으로 변경된다면 A씨와 같은 무기계약직은 현재 1천1명에서 4천757.5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더라도 근무기간이 보장된다는 점을 제외한 이들의 처우는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급여는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본금 차이는 물론 성과급 지급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물론 복지혜택도 차별을 받고 있다.

임금 인상도 정규직과 달리 물가상승분인 2~3%대에 그치는 공공기관도 상당수다.

게다가 정규직들의 근무평가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유일한 혜택으로 여겨지는 정년까지 근무기간 보장도 단정할 수 없다.

지난 2007년 도입된 ‘비정규직법’의 비정규직 차별금지 조항을 피하기 위해 기형적으로 만들어진 무기계약직은 태생적 한계로 인해 정규직과 차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차별을 없애는 후속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자리 감소 우려도 높아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 이후 일부 금융권에서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무기계약직과 정규직의 차별이 없어지는 ‘고용의 질’ 개선이라는 순기능이지만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권 초기 대기업들이 정권의 눈치를 보며 잇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당시 기업들이 인건비 증가 부담 등의 이유로 신규 채용 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4월 현재 청년(15~29세) 실업률은 11.2%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6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체감실업률도 23.6%로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문재인 정부의 이번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압박을 받고 있는 기업들은 4년 전과 똑같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국내 경기가 어려워 경영부담이 큰 상황에 인건비의 과도한 증가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와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규모가 영세한 전북지역 기업들은 정규직 전환으로 늘어날 인건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전주시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모(52)씨는 “시기에 따라 수요가 다른 제품 특성 상 특정 기간에 발주물량이 집중되기 때문에 임시 고용형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도 큰 이익이 나지 않고 있는데 인건비가 더 늘어날 경우 계속 사업하기 어렵기 때문에 채용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최홍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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