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화 시집 '엄마의 노란 손수건' 발간 진상규명 위한 몸 부림-유족의 아픔 담아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하지만 잠시 잊었던 세월호가 다시 오르내린다.

박근혜 정권이 물러나고 동시에 세월호가 세상에 다시 떠오르면서 말이다.

2년 전 차디 찬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지만 이제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육지로 올라왔다.

아직까지 찾지 못한 실종자들과 함께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길거리 농성 속에서도 틈틈이 적어 내려간 이종화 시집 ‘엄마의 노란 손수건’(신아출판사)이 발간됐다.

세월호 진상규명 길거리 농성과 활동비를 벌기 위해 밤낮으로 업무를 수행하던 중 뇌출혈을 겪었던 저자는 그동안 겉으로만 중얼거렸던 ‘기적’과 ‘감사’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게 됐다.

큰 일을 겪은 터라 길을 걷는 것 아니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고마워했다.

또한 사회적 모순 속에서 삶의 현장으로 내몰리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찢어지는 심정도 더욱 깊게 다가왔다.

노란 리본만 봐도 눈물이 쏟아지고 배만 보아도 살려달라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마지막 호흡을 몰아쉬는 아이들을 생각할 때마다 무엇인가를 하지 않고는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저자는 이런 마음을 기초로 작게나마 진솔한 마음을 글로 풀어 쓰면서 위로와 격려도 받고 싶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정종화 사무국장은 “저자는 말과 뜻이 분명하고 풍성한 채소와 훌륭한 밥상을 만드는 노동자다”며 “좋은 계절에 책이 출간된 것을 축하하며 작가의 원력이기도 하다. 뇌출혈이란 큰 병에 걸렸지만 쇠심줄보다 강한 의지를 꺾지는 못한 듯 싶다”고 밝혔다.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는 “집이나 사무실 책상 위에서 쓰는 다른 시인들에 비해 이종화 선생의 시는 길에서 쓰였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오면서 삶을 포기하지 않은 시인의 면면이 시편에 녹아 있다”며 “시대의 상처들이 고스란히 들어앉은 이 시들을 고맙게 읽는다. 시인의 시는 길 위에서 읽어야 제 맛이며, 오래도록 쓰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죽는 순간까지 길 위에 서기를 계속할 것이며, 정의를 위한 나의 몸부림은 계속될 것이다”며 “지금도 길 위에 서 잇는 사람들과 벗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표하며 이 시집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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