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태어난 고장 섬진강을 추억하며 김정자 시인이 ‘섬진강 은어들’(인간과문학사)를 발간했다.

총5부로 구성된 시집은 바느질 한 땀 한 땀 쓴 시구가 마치 여러 헝겊조각으로 잘 만들어진 밥상포 느낌이다.

부족한 듯한 미완성의 여운이 오히려 시의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

겸허하고 순하며 헛된 꾸밈이 없는 자연처럼 편한 시들로 구성됐다.

시가 마음의 거울이라면 저자의 마음은 순수 그 자체다.

시 ‘동백꽃’을 통해 의인화된 자신을 부끄럽게 표현하고 있으며, 고향 구례의 산수유를 노래할 때엔 마치 고교시절 동창생들의 수다 섞인 목소리가 들릴 듯하다.

그러면서도 ‘적상산 단풍’을 노래할 때에는 직선적이고 과감한 표현도 시도한다.

여러 형태의 싯구를 통해 자신의 다양성을 선보이고 독자로 하여금 새롭게 바라보기를 권하는 것 같다.

정군수 시인은 “조각들이 모여 한 편의 시가 되고 인연이 모여 꽃밭이 되었다. 시인의 정결한 삶과 고귀한 인생을 엿볼 수 있다”며 “섬진강 물처럼 흘러 어느덧 팔순이 됐지만 결코 시인의 눈은 어둡지 않다. 아름다운 정서를 통해 또 한 권의 시집이 탄생한다는 마음올 시를 쓰길 바란다”고 평했다.

저자는 “칠남매로 태어나 철없이 살아온 시절이 화선지에 물감 번지듯 떠오른다. 돌이켜 보건대 받은 것은 많고 베푼 것은 적어 저무는 노을이 생각나게 된다”며 “시를 쓰게 해 준 선생과 남편, 삼남매 그리고 섬진강 은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전남 구례 출신으로 조선대를 졸업했다.

전주 중앙여중 교사로 정년퇴임했고, 전북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를 수료했다.

전북문인협회, 월천 문학회, 열린시 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월간 한국시 신인상을 수상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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