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심사 패자부활전 도입 심사 책임 강화-신진작가 특별상 제정 등 내년 시행

전북미술협회는 올해 미술대전 심사 결과에 따른 이의신청이 제기됨에 따라 관련 개선사항을 내년도에 시행할 것으로 밝혔다.

지난 2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는 2017년 제49회 전북미술대전 심사이의 신청에 따른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올해 대전에 작품을 낸 작가 중 심사 결과에 대해 이의를 가진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는 작가 뿐 아니라 각 분과별 심사위원들도 참여키로 했으나 심사위원 모두 불참하는 바람에 다소 맥이 빠진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의신청을 한 작가들은 “어렵게 출품한 작품들이기에 심사 결과에 대해 해명할 의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토론회에 참여하지 않은 심사위원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 떳하지 못한 행동을 보인 심사위원들에게 매우 실망스럽다”고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날 토론회는 미술대전 개선사항에 대한 여러 안건들이 제시돼 전북미협은 내년부터 시행할 것을 초대작가 회의에 상정키로 했다.

우선 출품작 중 입상 조건이 변경됐다.

기존엔 출품작 중 30%가 1차 심사에서 특선으로 결정이 됐지만 변경된 안은 1차에서는 20%만 선정하고 나머지 10%는 2차 심사에서 결정키로 했다.

1차 심사에서 좋은 작품이 누락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일종의 ‘패자부활전’ 개념을 도입키로 한 것이다.

여기에 2차 심사위원은 모두 외부심사로 대처키로 했다.

심사위원의 책임성도 강화된다.

심사위원 선정시 ‘심사 결과 이의가 제기될 경우 토론의 장에 응해야 한다’는 서약서를 받아 이날과 같은 일을 미연에 방지키로 했다.

본인들이 심사를 한 것인만큼 그 결과에 대해선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대학전공자를 비롯해 신진작가 발굴을 제도화 해 미술대전 취지를 살리기로 했다.

신진작가들을 위한 ‘특별상’을 별도로 제정해 이들이 받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보다 많은 신진작가들이 대전에 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대전부터는 아예 특별상 항목을 따로 신설해 대학전공자들과 학생들에게 참여기회를 넓히겠다는 의도다.

수채화를 시연 종목에 포함해 심사에 대한 공정성을 보다 넓힐 예정이다.

현재는 서예와 문인화만 입상이 결정된 이후 시연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이의제기한 작가들의 강한 요구로 내년부터는 수채화도 시연 종목에 포함하기로 했다.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경우로 심사불공정성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올해 대전의 경우 서예 부문 대상 후보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시연을 하지 못하자 특선으로 내려간 사례가 발생했다.

실제 미술계에서는 본인 대신 스승이 대신 그려준 작품이 입상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게 이날 모인 작가들의 하소연이다.

작품만 봐도 동일한 사람이 그린 것인데 실제 작가의 이름만 다르다는 것이다.

시연을 하게 되면 이런 일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전북미협도 이같은 내용에 공감을 하면서 내년 미술대전 공모요강에 ‘수채화도 시연 요구가 들어올 경우 시행할 수 있다’는 항목을 삽입키로 했다.

이날 이의제기를 한 작가들은 “선생이 손을 대고 부인이 심사를 하는 상황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림만 보면 금방 안다”며 “심사위원 역시 10여년 동안 활동 한 번 하지 않은 사람이 선정이 되기도 한다. 심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 심사를 하고 있다. 오늘 나온 안건 외에도 개선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전북미협 관계자는 “모든 공모전은 심사가 끝나면 결과에 대한 불협화음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보완책을 마련해 공정한 대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오늘 토론회에 참여한 작가들도 이런 일에 위축되지 말고 재도전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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