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인가 싶었는데 다시 시작되는 AI.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에는 가뭄까지 닥쳤다.

본보는 이런 가운데 도내 농민들이 잇따른 악재로 힘들어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달 초부터 남원과 순창, 고창 등 일부 지역에서 논물 마름(10ha)과 밭 시듦(18ha) 현상이 발생한 데 이어 중순부터는 고창 지역에서 염해(17ha)와 논물마름(3ha)이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도는 남원과 순창, 고창의 논물 마름과 밭 시듦 발생지역에 긴급 용수공급에 나서고 있다.

고창의 염해피해 발생 농지는 관정개발을 서둘러 용수를 공급하고 전환작물을 유도하고 있다.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더 늘 것으로 보고 농업인의 피해신고에 앞서 현지 피해조사를 통해 지원방침도 결정했다.

추가적인 피해에 대비해 특별교부금 등 80억 원을 투입해 총력대응 체제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고사 농작물에 대한 대체작목 파종 후에는 피해를 확인할 수 없다고 보고 조사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며 피해규모가 확정되면 농식품부와 협의해 국고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전북지역 평균 강수량은 210㎜로 평년 372㎜의 56.3%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농업용 저수지 평균저수율도 13일 현재 46.5%로 평년저수율 57.4%보다 낮은 상황이다.

도는 국민안전처 특별교부금 31억 원과 시군의 예산 47억 원을 확보해 관정 개발과 하상굴착 간이양수장 등을 통해 긴급 용수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AI의 경우 10일 이전 전북에서 확인된 의심 신고 사례 14건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 고병원성 H5N8형으로 판정됐지만, 이후 추가 의심사례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방역 당국은 AI가 소강 국면에 접어든 주요 요인으로 가축거래상인의 가금류 유통 거래 조치를 꼽았다.

이번 AI가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확산했고, AI 진원지로 지목된 군산시 서수면 농가도 가축거래상인이 운영하던 소규모 농가였기 때문이다.

통상 2주인 AI 잠복기를 고려하면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백 헥트아르의 논들이 가뭄에 말라가고 AI로 1만4천여마리의 불쌍한 가금류들이 생매장되고 있다.

과히 재난 수준의 피해라 이야기할 수 있다.

도내 농촌이 가뭄과 AI로부터 모두 안정기를 되찾을 때까지 농정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지속적인 방역과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농업은 과거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농자천하지대본’이다.

농촌을 지키지 못하고 어떻게 ‘농도 전북’이라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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