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출간 6개월부터 탄력 상반기 종합 1위-'4차산업혁명' 관심 대통령 탄핵에 이은 조기 대선 영향 '문재인의운명'-'국가란무엇인가' 주목

국내 최대 온라인 북 판매 사이트인 교보문고가 2017년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분석과 하반기 출판 경향을 밝혔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 경향분석을 한 결과 출간된 지 시간이 흘러 관심을 받게 되는 이른바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눈에 띄었고, 대선과 정치이슈가 서점가에서 강한 돌풍을 일으켰다.

또 시대와 상관없이 꾸준하게 사랑을 받는 책들과 나이와 관계없이 학습하는 어른 독자들의 손길도 꾸준했다.

우선 올해 상반기 인기몰이는 일반적 경향과 달리 뒤늦게 상위권에 오는 도서들이 눈에 띄었다.

역주행 베스트셀러로 상반기 종합 1위를 차지한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는 출간 6개월부터 탄력을 받으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82년생 김지영’이나 ‘자존감 수업’도 점차 순위권으로 밀려나는 것과 다른 경향을 보였다.

문학 분야는 현실을 담아냈고, 경제는 미래를 진단한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소설의 경우 현 시대상을 관통하는 이야기가 주목을 받았는데 근현대사 아픔을 다룬 김훈의 ‘공터에서’, 30대 여성의 보편적 삶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밖에 세월호 참사, 광주민주화운동, 페미니즘 등 시대정신을 담은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경제 분야는 부동산, 재테크 등 금융소득 향상을 위한 조언을 제공한 책과 미래에 대한 예측서가 관심을 받았다.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박명숙의 ‘세계 미래보고서 2055’ 등 새롭게 대두되는 산업시장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고,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 선대인의 ‘일의 미래’ 등 인공지능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변화나 시장분석 등의 책이 상승세를 탔다.

일반적으로 독서하는 사람들이 지적 호기심이 높다고 봤을 때 학습을 통한 성장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 강사 설민석의 TV강연으로 애국심이 고양됐고, 역사 왜곡을 제대로 알기 위한 역사 도서에도 관심이 쏟아졌다.

특히 성인들은 식을 줄 모르는 지적 호기심을 책을 통해 채우려는 경향이 강했고, 대학생들은 작문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유시민의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 다시 관심을 받았다, 무엇보다 올해 상반기는 정치 이슈에 관한 책이 관심을 끌었다.

상반기 ‘문재인의 운명’, ‘대한민국에 묻는다’ 등 정치 분야 도서가 서점가를 뒤덮었다.

현직 대통령 도서가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새 정부의 주요인사로 거론된 인물들의 책도 주목을 받았다.

또한 헌정 사상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조기 대선의 영향으로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가 다시 인기를 얻었다.

교보문고는 상반기 분석 외에 하반기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상반기가 정치적 이슈 같은 커다란 주제가 주를 이뤘다면 하반기는 더 작은 이슈로 더 넓게 퍼져나가는 다양성을 예고했다.

문학의 경우 오랜만에 신작을 출시하는 박민규, 김애란, 최은영 등 젊은 작가들의 신작이 예정돼 있어 새로운 소재와 장르로 한국문학의 스펙트럼을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애니메이션, 피규어, 코스프레 등으로 대표되는 서브컬쳐는 향후 라이트노벨, 그래픽노블, 독립출판물,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캐릭터화한 책 등이 소개되면서 주류문화만큼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

또한 한정된 물량만 제작 판매하는 ‘스몰 브랜드’가 트랜드 중심에 떠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NS 작가, 팟캐스트 진행자, 독립출판 인기 작가,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스몰스타들이 필자가 되는 책들이 당분간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이야기 역시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은 경제분야 뿐 아니라 기술공학, 컴퓨터 그리고 취업과 교육까지 큰 영향을 보이고 있다.

출판게에서는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인간에 대한 논의들을 철학과 뇌과학의 융합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화두가 가술과 경제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을 분명 문제가 있으며, 앞으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좀 더 깊은 질문을 던질 책들이 출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치적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큰 이슈들은 일단락됐지만 지난 촛불과 대선을 거치면서 국민들은 지도자 한 사람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성차별, 임금격차, 미디어권력 그리고 관행이란 이름으로 일어난 일상의 부조리가 더욱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NS논객이나 정치 분야 팟캐스터 진행자들은 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어 대중들에게 전달할 것이고,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처럼 논쟁적이고 근거가 탄탄한 논리들도 더 많이 소개되고 인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