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의 길을 가다'-'나무속으로들어간새' '아그리파그리기'··· 감성 자극 표현 눈길

수필과 비평사가 최근 신간 수필집 3권을 발행했다.

박종철 작가의 ‘수필의 길을 가다’, 이명길 작가의 ‘나무속으로 들어간 새’, 김미경 작가의 ‘아그리파 그리기’ 등이다.

박종철 작가의 ‘수필의 길을 가다’는 수필과 비평사가 선정한 ‘현대수필가 100인선 Ⅱ’의 일환으로 발간됐다.

작가는 ‘이웃에 또는 사회에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언어를 건져올리는 낚시나 그물을 내려놓고 싶지 않다’며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고집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이왕 글을 쓰는 것, 작가는 생명에 대한 의미를 거머쥐고 남은 의욕을 추슬러 은빛날개를 단 푸른 언어를 낚고 싶다고 한다.

손쉽게 잡히는 연안의 언어가 아니라 대양의 깊은 바다에서 비취색 언어를 낚고 싶은 것이다.

작가는 자신을 ‘멍텅구리’ 작가라 칭하면서도 하늘로 떠날 때까지 맑은 영혼과 비취색 언어로 바다를 한껏 유영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나타낸다.

‘힘이 쇠잔해 그물을 던질 수 없을 때까지 어부의 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고집을 느낄 수 있다.

‘수필문학’을 등단한 박종철 작가는 한국수필가협회 부회장과 이사를 역임했고, 강원수필문학회 고문을 맡았다.

수필문학상, 한국불교문학상, 소월문학상, 강원수필문학상, 강원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이명길 작가의 ‘나무속으로 들어간 새’는 나와 부모, 가족과 이웃에 대한 상호 긴밀한 관련성을 글을 통해 나타낸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사물을 바라볼 때마다 현실이란 둥지에서 벗어난다.

현실적 삶을 위해 가정이란 둥지를 지키고 있지만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면 문학이란 날개에 자신을 얹힌다.

천공의 상공에서 자신의 가족과 이웃과 사물을 내려다보면서 그들의 인연과 형상을 문자로 풀이한다.

이런 심미적 위치가 남다른 해석의 여지를 만든다.

수필을 쓸 때 삶의 맥놀이와 언어의 의미를 함께 놓치지 않는다는 증거다.

작가는 “궁핍을 채우느라 애를 썼지만 잘되지 않았다.

좋은 글을 쓰고 싶을수록 고된 작업임을 느낀다”며 “책이 나왔지만 소재에 대한 성찰이 다양하지 못했고, 사유가 깊지 못함도 안타깝다.

더 자연스럽고 더 진솔하고 더 깊어야 하지만 이 또한 내 삶인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경주 출생으로 토지문학제 하동소재 문학상 수필 수상, 매일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 문학나무 ‘젊은 수필’ 선정을 비롯해 울산문인협회, 울산수필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김미경 수필집 ‘아그리파 그리기’는 생소하고 서툴고 터덕거리며 누구에게나 있는 자기만의 ‘아그리파’를 표현한다.

표현이 서툴고 어려울 때마다 작가는 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감싸고 채워주는 세상을 바란다.

그것이 세상을 따뜻하고 살 맛 나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삶을 따뜻하게 때로는 쓸쓸하게 그려내는 작가의 글 솜씨가 돋보이다.

우리 사는 세상 한 모퉁이에 따뜻하고 맑게 살면서 그 삶을 수필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글을 읽으면 뜨겁게 살고 섬세하게 사랑하며 살아가는 길에 사랑을 그리는 작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김미경 작가는 “등단한 지 15년 만에 첫 수필집을 냈다. 등단이란 문고리를 잡고 후회를 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어설픈 나이의 글을 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글을 왜 쓰는지 나 자신에게 질문해봤다. 관조란 대답이 돌아왔다. 이번 글은 가장 쉽게 관조할 수 있는 가족 이야기다. 우리들의 일상을 수필 한 편에 담담하게 정리했다”고 밝혔다.

울산 출생으로 2002년 ‘문예운동’ 수필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울산문학 제11회 올해의 작품상을 수상했고, 울산문인협회, 울산수필가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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