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한옥마을승강장에 버스베이-고가발열의자설치 노상승강장 209곳 예산 탓 개선늦춰 시민불편해소 뒷전

전주시가 2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1곳의 버스승강장 개선사업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전주시에 따르면 오목대와 경기전 주변 ‘오목대•한옥마을 승강장’을 전주의 역사와 예술이 가미된 승강장으로 조성하기 위해 총 예산 2억3000만원을 투입해 완공했다.

이 승강장은 태조 이성계와 고조부인 목조 이안사의 역사와 설화를 모티브로 삼고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꽃 창살 문양으로 승강장 패널을 제작됐다고 시 관계자는 밝혔다.

또한 꽃창살 사이에는 태조어진봉안행렬도가 새겨졌고 천장부분에는 태조 이성계가 남원 황산에서 왜구를 물리치고 승전잔치를 베풀었던 ‘오목대’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여기에 ‘이성계의 새나라 건국에 대한 포부’ 관련 이야기를 한글과 영문으로 표기해 한옥마을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이해를 돕는 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는 한옥마을을 찾는 개별•단체 관람객의 안전한 승•하차를 위해 돌출형 버스베이를 만들고 택시베이 공간을 확보하는 등 시내버스와 셔틀버스, 택시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 기능의 승강장 조성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승강장에는 1대 당 218만원에 달하는 탄소발열의자가 4대(총 850만원 상당)나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문화 홍보도 중요하지만 줄곧 지적돼 온 시민 불편 해소가 우선 아니냐는 비판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주시내에는 총 1090곳의 버스 승강장이 있는데 이 가운데 유계승강장(지붕 등이 있는 승강장)은 698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392개 승강장은 시민이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있을 수밖에 없는 곳으로 이중 183곳은 지주형(일명 폴대 안내판), 209곳은 버스 승하차만 이뤄지는 ‘노상승강장’이다.

게다가 698개 유계승강장 중 LED 등 조명이 설치된 곳은 지난해 말까지 172곳에 불과하고 올해 10곳이 추가로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시는 예산부족과 버스이용객 부족 등을 이유로 점진적인 승강장 개선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고액의 예산을 이런 부분부터 사용하는 게 올바르지 않느냐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연간 1000만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전주한옥마을에 승강장 조성은 조선왕조의 건국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며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계속 추진사업을 통해 점차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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