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없는 이력서'가 청년 일자리 공약 항목에 포함될 전망이다.

블라인드 채용, 노스펙, 탈스펙 채용의 전면 도입은 결국 청년 일자리 정책과 맥이 닿아있다.

심각한 청년 실업 자체도 문제지만, 이른바 '금수저' 출신은 '배경'이나 학벌 등 실력과 관계없는 요소로 쉽게 취업하는 불합리한 채용 관행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평범한 젊은이들은 실력이 있고 '금수저' 출신보다 몇 배로 노력해도 취업문을 열기 어려운 현실이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부채질한다는 판단에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새 정부 출범을 이끈 촛불집회도 '금수저' 정유라씨의 편법 입학과 각종 특혜가 도화선이 된 만큼 문재인 정부는 청년들의 박탈감과 분노를 소홀히 대할 수 없는 입장이기도 하다.

이에 '채용방식만 바꿔도 사회정의를 앞당길 수 있다'를 메시지를 담아 기회균등과 공정사회를 향한 첫걸음으로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대선 기간 매주 금요일 영상메시지 형태로 공개한 '주간 문재인'에서 '스펙 없는 이력서'를 주제로 다루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블라인드 채용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현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부대변인을 맡고 있는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를 실례로 들었다.

고민정 부대변인은 2003년 처음으로 도입된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KBS에 입사했다.

문 대통령은 "KBS가 2003년부터 5년 동안 블라인드 채용을 했는데 이 시기 명문대 출신이 70∼80%에서 30% 이하로 줄고 지방대 출신 합격자는 10%에서 31%로 크게 늘어났다"며 "편견이 개입되는 학력과 스펙, 사진을 없애니 비명문대도, 지방대도 당당히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블라인드 채용은 부모가 누구인지 부모의 백이 채용에 영향을 미치고, 서울 스카이 명문대가 아니면 이력서도 제출하지 못하는 학벌 만능주의의 현실에 일대 혁신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지방대학을 나와 지역에서 삶의 터전을 이어온 지역의 인재들이 중앙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물꼬가 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마디로 “학벌이나 부모의 백, 편견 등 여타의 모든 스펙대신, 채용의 눈을 가리는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단 하나 실력으로만 승부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를 실현하기까지는 그동안 암암리 이어져온 관행, 그리고 편견과 오랜 기간 맞서 싸워야할 것이다.

이를 통해 특히 지역의 훌륭한 인재들이 중앙무대에 진출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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