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꿈이 세계로의 탐험
미지의 꿈이 세계로의 탐험
  • 조석창
  • 승인 2017.07.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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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꿈의 6단계를 소설 통해 소개··· 뛰어난 상상력 눈길

한국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 ‘잠’(열린책들)이 출간됐다.

‘제3인류’ 3부작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신작은 이제까지 아무도 밝히지 않았던 잠에 대해 6단계 분석을 통해 그 비밀을 헤치고 있다.

소설이란 허구적 형식을 빌렸지만 읽다보면 과학도서란 느낌이 들 정도로 치밀하고 분석적이다.

특히 잠이란 미지의 세계를 유영하며 마치 중국의 유명 철학자 노자의 ‘내가 나비인가, 사람인가’란 대목도 떠오르게 한다.

우리는 일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지낸다고 한다.

또 그 중 12분의 1은 꿈을 꾸면서 잔다.

어떤 이들은 일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내는 것에 대해 아깝고 무익하다고 한다.

하지만 결코 그럴까. 위대한 신은 인간이 잠을 자면서 단순하게 잠만 자게끔 설계하지 않았다.

우리는 잠을 자면서도 활발한 뇌활동을 통해 정신적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굳이 ‘잠이 보약이다’란 속담을 거론하지 않아도 잠이 인간에게 얼마나 필수적인 요소인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잠을 소재로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마지막 대륙인 잠의 세계로 탐험을 떠난다.

만일 영화에서나 볼 수 있듯이 꿈을 제어하거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저자는 꿈속의 모험 소설을 통해 불가능한 세계를 가능한 세계로, 미지의 세계를 현실적 세계로 변화시킨다.

주인공 자크 클라인은 촉망받는 의대생이다.

아버지는 항해사였지만 클라인이 어렸을 때 목숨을 잃었다.

어머니는 신경 생리학자로 수면을 연구하는 의사다.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클라인은 어렸을 때부터 꿈을 통제하는 법을 배웠고, 자신만의 꿈 세계인 상상의 분홍 모래섬을 만들어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익혔다.

이후 클라인은 꿈의 세계는 6단계가 있다고 생각하며, 마치 콜럼버스 시대 탐험가 발길이 닿지 않은 미개척지인 수면 6단계 ‘미지의 잠’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진행한다.

하지만 수면 6단계를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사고로 실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러던 중 어느날 클라인은 꿈 속에서 20년 뒤 자신을 만나게 된다.

20년 뒤 자크는 어머니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으니 구하라고 권하며, 꿈에서 깬 클라인은 이를 믿지 않았으나 두 번이나 같은 꿈을 꾸면서 어머니를 찾는 일정이 시작된다.

클라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일개 소설이 아닌 잠에 대한 연구성과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비대해진 수면제 산업이나 의료계, 관광산업에 대한 날카롭고 유머러스한 풍자도 비춰진다.

특히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베르베르 나름의 잠을 잘 자는 법이나 잠을 이용해 공부하는 법을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하지만 조금만 알고 보면 이 책의 기원은 1869년으로 올라간다.

당시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는 클래식 음악을 듣다 잠이 들었는데, 기초 화학 원소들이 음악의 주제처럼 연결되는 꿈을 꾸게 된다.

잠이 깨고 그는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화학 원소를 최초로 분류하고 정리한 주기율표를 만들었다.

심리학자 프로이트도 꿈에 대해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1899년 ‘꿈의 해석’을 통해 꿈은 억압을 받았거나 감춰진 욕망의 표현이라 했다.

또 신경생리학자 너샐니얼 클라이트먼은 1937년 수면의 네 단계를 발견한 바 있고, 1959년엔 미셀 주베가 클라이트먼 연구를 이어가 제5단계인 ‘역설수면’이란 개념을 내놓기도 했다.

베르나르의 이번 신작은 이런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해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꿈의 ‘6단계’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소설 형식을 빌어서 말이다.

뛰어난 상상력을 기반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991년 ‘개미’를 출간하며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받는 천재작가로 떠올랐다.

이후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타나토노트’, 제2의 지구를 찾아 떠난 인류의 모험 ‘파피용’, 신화와 과학, 상상력으로 빚어낸 장대한 스케일의 과학 소설 ‘제3인류’ 등 수많은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써냈다.

그의 작품은 3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2천3백만 부 이상 판매되기도 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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