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과 '배제'에 맞선 그들의 몸부림
'검열'과 '배제'에 맞선 그들의 몸부림
  • 조석창
  • 승인 2017.07.1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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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에 오른 수많은 예술가 시국선언-광장 극장 블랙텐트 중심 무용-퍼포먼스 통해 목소리 외쳐

세월호 사건 이후 변화된 연극분야의 글을 정리한 ‘세월호 이후의 한국연극’(연극과인간)이 발간됐다.

험난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는 책은 세월호 참사 이후 블랙리스트 실행과 작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변화된 모습들을 표현하고 있다.

세월호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일종의 금기어였다.

세월호 진상규명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수많은 예술가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세월호 추모공연은 정부 지원에서 배제됐다.

심지어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표현도 여기에 해당됐다.

이 책은 지난 3월 광화문 광장의 촛불시위가 마무리될 때까지 그동안 벌였던 연극인들의 저항의 기록이자 새로운 출발을 위한 기본 토대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연극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극작가, 연출가, 평론가 등 21명의 필자들이 펴낸 이 책은 촛불광장에서 시민과 연대로 이뤄진 역사적 현장을 가감없이 기록하고 있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보여줬던 블랙리스트 사태는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참혹한 문화예술계 탄압의 대표적 사례다.

책은 블랙리스트 검열의 실체부터 파악한다.

블랙리스트 존재 가능성은 지난 2015년 모 종편 방송국이 프로그램 심의과정에서 일어났던 검열을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이후에도 세월호와 관련된 각종 연극이나 방송프로그램, 공연 등은 검열대상이 됐고, 문화예술인들은 찬바람 부는 거리로 나가야 했다.

결국 2016년 10월 한 신문사에 의해 블랙리스트 명단 9,743명이 보도되면서 그 실체가 확실하게 수면위로 떠올랐다.

2017년 1월 특검은 이를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고위공무원을 구속하기 이르렀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의 불씨가 됐다.

책은 1부에서 총 12편의 글을 통해 이런 과정을 소상하게 파헤치며 잊고 싶은 과거를 다시 한 번 되짚어본다.

2부는 ‘블랙리스트에 맞선 예술적 저항’이란 소제목을 통해 세월호 이후 연극인으로서 책임감과 반성,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한다.

검열과 배제를 거부하는 젊은 연극인들은 당시 문화정책 속에서도 활발한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한국 예술계 전반에 자행된 검열 사태에 위기의식을 느낀 젊은 연극인들은 비록 화려한 무대는 아니지만 가난하고 서툰 연극을 통해 대안적 희망을 찾았다.

이들은 자신들의 극단 개성을 내밀한 고백 형식을 취하는 등 혼란스런 현실과 진실을 규명하지 못하는 현실 사이의 복잡함을 개성있게 표현해 온 것이다.

결국 이들은 단체 움직임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신문에 블랙리스트 명단에 폭로되자 광화문 광장에 전국 288개 문화예술단체와 7,449명의 예술가들이 모여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또 광화문엔 캠핑촌이 조성되더니 다음해인 올해 1월 광장극장 블랙텐트가 만들어졌다.

책의 3부는 광장극장 블랙텐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공공성을 찾는 연극인들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한 겨울 광장의 한파를 이겨내고 연극과 무용,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외치기 시작했다.

3부는 당시 여기에 참여했던 400여명의 예술가, 세월호 유가족, 해고노동자, 시민의 모습을 글과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세월호’, ‘위안부’ 등을 소재로 제작된 공연들을 주로 무대에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직후 3월까지 공연을 올린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예술가와 노동자와 시민이 만나 그 연대의 힘으로 사회를 변화시킨 역사적 현장이 되었다.

책은 서평을 통해 “이 책은 한 편의 연극에서 감동을 느꼈던 관객들, 연극인들이 무대로 돌아와 자유롭게 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예술가의 자유를 지지하는 시민들, 이 시대 우리들의 이야기가 곧 연극임을 믿는 독자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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