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해선, 일반 국민들은 아마도 근엄하고 딱딱한 국회의장 이미지보다는 편안한 정치인이란 인상을 가질 것 같다.

온화한 모습, 미스터 스마일의 웃는 얼굴 표정이 국민들에게 친근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 동네 사람들이나 강원, 충청, 영남권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정치인 정세균을 비판하는 말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정 의장은 부드러운 외모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일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서 그런 평가가 나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미스터 스마일의 이미지는 ‘보스 이미지’ 각인에는 불리하다.

과거 DJ, YS 그리고 창(이회창) 등은 강력한 정치 파워를 가진 카리스마 정치인으로 불리면서 한 시대를 이끌었다.

DJ 등 정치 스승들에 비하면 SK의 온화한 표정은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정 의장은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일하는 정치인, 일하는 국회의장 상을 확립시켰기 때문이다.

실제 정 의장은 카리스마보다는 일로 승부를 걸었다.

정 의장은 내면의 자신감과 탄탄한 기본기 그리고 장기간 쌓인 내공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회의장 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일하는 국회의원과 이를 격려하는 국회의장은, 성공적인 국회의장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

외모보다는 일을 잘 해야 국민들의 성원을 받게 된다.

지난 1년간, 정 의장은 우리 사회의 불균형 문제 해결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의장 취임 후 가장 먼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시도했다.

‘비정규직 해결사’를 자임한 정 의장의 굳은 의지에 따라 지난 해 비정규직으로 일해 오던 국회 환경미화원, 청소용역 근로자들은 올 초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정규직이 된 이후 국회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모습은 밝고 유쾌하다.

정 의장은 특히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국민 상당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정 의장의 주도 아래 국회 개원 첫 해인 2017년, 국회는 역대 최다 법안을 처리했고 법정기한 내 국가예산안을 합의 처리했으며 누리과정 예산이 제도화됐다.

정 의장은 정치적 긴장 해소를 위해 여야 간 상생 방안도 모색했다.

국회의장-원내대표 회동을 정례화한 것.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장관 후보자 임명 등을 둘러싸고 국회가 파행을 겪었지만, 정 의장이 중심이 된 국회의장-원내대표 회동 등을 통해 해결점을 찾았다.

국회는 현재 정상 가동 중이다.

임기 절반을 넘긴 정 의장은, 이제 자신의 정치사에 있어 가장 어렵고도 힘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바로 개헌이다.

정 의장은 17일, 제69회 제헌절을 맞아 상향식 개헌 필요성을 제기했다.

개헌론은 내년 지방선거 이전까지 가장 핫한 정치 이슈가 될 것이다.

개헌에 대한 정 의장의 의지는 매우 강하다.

정 의장은 “지난 해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 2018년, 70주년 제헌절 이전에 새 헌법이 공포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면서 “지난 5.9 대선에서 각 당 후보 모두가 개헌을 약속했고, 문재인 대통령 또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헌법개정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화답했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이 제안한 큰 구도는 ①개헌특위 활동이 종료되는 연말까지 국회가 여야 합의로 헌법개정안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②내년 3월 중 헌법개정안 발의 ③5월 국회 의결을 거쳐 ④6월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를 진행하자는 것이다.

국회의장 위치에서 개헌을 가장 중요한 국가 아젠다로 생각하는 정세균 의장. 정 의장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 과연 ‘어디’에 있을까.

/김일현 정치부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