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구매 미끼로 환심 산 후 돈 빌려 달아나는 수법 '기승'

지난 15일 오후 2시 전주한옥마을의 김모(43·여)씨가 운영하는 디저트 전문점에 중년 남성이 들어와 살갑게 말을 붙였다.

자신을 바이올린 교수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초코렛이 참 예쁘다”로 운을 뗀 뒤 인근에 바이올린 연습장을 만들어 제자들과 버스킹 공연도 하겠다는 등 묻지도 않는 말을 10여 분간 이어갔다.

그러면서 연습장을 여는 기념으로 초코렛을 제자들에게 선물하겠다며 가격을 알아보고 되돌아갔다.

이 남성은 5분 후 당황한 얼굴로 가게에 다시 방문해 “제자들이 자신의 차에 카드를 두고 내렸다며 2만8천원만 잠시 빌려주면 바로 갚겠다”고 현금을 요구했다.

김씨는 잔돈이 없어 5만원을 남성에게 건넸다.

이 남성과 안면을 튼 데다 금액이 워낙 소액이어서 의심 없이 돈을 내줬으나, 남성은 돈을 받아 그대로 사라졌다.

김씨는 이 남성을 4시간여 동안 기다리다 나타나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의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은 “최근 이 근방에 비슷한 사건이 계속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네다바이’라고 불리는 수법이다.

여성이 홀로 운영하는 꽃집이나 커피숍을 돌며 대량 구매 등을 미끼로 환심을 산 뒤 다시 방문해 2만∼3만원 상당을 빌려 달아나는 것. 김씨는 “TV에서 보던 수법을 내가 당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순간 경황이 없어 돈을 빌려줬는데,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게 속았다는 점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영세상인들을 홀리는 상습 네다바이 사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피해자들 대부분은 소액으로 피해가 경미해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이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피해를 보면 즉시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이 남성을 사기 혐의로 추적하고 있다.

/김명수기자 kms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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