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말, 음악계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디지털로 녹음된 CD가 본격 판매가 되면서 아날로그인 LP가 세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CD 발매는 기존 LP에서 듣지 못했던 깨끗한 사운드와 잡음 하나 없는 선명한 선율을 선보였다.

사람들은 신기술이 접목된 CD에 열광했고, 아날로그인 LP의 종말을 쉽게 받아들였다.

실제 LP는 CD가 등장한 이후 힘을 쓰지 못했다.

바늘을 올려놓는 번거로움을 비롯해 음악에 섞여 나오는 잡음은 LP의 쇠락의 길로 인도했다.

불과 10년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사람들은 CD를 들으면서 LP의 향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깨끗한 사운드이지만 LP가 들려주는 감성이 CD엔 없었다.

오직 기계적인 사운드만 재생될 뿐이었다.

음악 마니아들은 다시 LP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10여년 동안 수많은 LP가 세상에 사라졌고, 웃돈을 줘야만 구입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LP의 인기가 다시 상승하니 음반회사도 다시 LP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색스의 ‘아날로그의 반격’은 디지털 시대에 유행하는 아날로그를 진단한다.

디지털 라이프가 현실이 된 지금, 새로운 얼굴을 한 아날로그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편하고 친숙한 디지털 대신 사람들은 아날로그에 다시 관심과 투자를 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 저자는 뛰어난 관찰력을 바탕으로 변화의 핵심을 파악하고 소비자 심리학, 소비자 경영학 그리고 업계 최전선의 다양한 리포트를 종합해 디지털 라이프의 한계와 그 바깥에 실재하는 아날로그 세계의 가능성과 미래를 보여준다.

맨해튼 오프라인에 서점을 낸 아마존을 비롯해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랑한 아날로그 시계, LP로 돌아선 레이디 가가 그리고 턴테이블을 사는 젊은 소비자 등을 소개하며 문화, 심리, 교육, 경제 전반을 뒤흔드는 새로운 아날로그 유행의 탄생을 진단하고 있다.

저자는 아날로그의 유행 이유를 진단함과 동시에 향후 아날로그의 미래 소개도 잊지 않았다.

디지털이 끝난 포스트 디지털 시대엔 아날로그가 핵심 키워드임을 강조한다.

디지털 일상에 반격을 가한 아날로그의 강렬한 접근은 로봇과 인공지능, 데이터 알고리즘 등 디지털의 혜택과 도구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되짚어준다.

1부 ‘아날로그 사물의 반격’에서는 레코드판, 종이 제품, 필름 사진, 보드게임의 새로운 시장을 살펴봄으로써 과거의 아날로그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 어떻게 소비자의 근본적 욕망을 활용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과정에서 성공을 이끌어냈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2부 ‘아날로그 아이디어의 반격’에서는 출판, 유통, 제조, 교육은 물론 실리콘밸리에서도 교훈을 이끌어냄으로써 오늘날의 디지털 중심의 경제에서 아날로그적 아이디어가 가진 혁신적이고 파괴적인 잠재력, 그리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사람들에게 누릴 이점들이 소개된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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