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공간 오르간 사운드 풍부하게 저음 순결한 목소리 카타르시스를

조석창기자의 '한장의 음반'
성가 '칸타테 도미노'

중세시절, 모든 것이 신으로만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문학, 언어, 미술 등 모든 장르가 유일한 목적인 신을 향한 경배로 향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입에서 나오는 소리나 악기를 통해 재생되는 소리 모두 신과 깊은 연관이 맺어졌다.

그레고리안 성가가 그 대표적이다.

역사학자들은 이런 중세시절을 가르켜 ‘암흑의 시대’라 불렀다.

신 외에 모든 것이 암흑과 같은 시대였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절대 유일신의 추앙으로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발전적 행보를 취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특히 음악은 교회 안에서 모든 것이 이뤄졌으며 이것은 훗날 교회음악이 완성되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교회의 예배나 성당의 미사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을 것으로 볼 때 더욱 그렇다.

음반 ‘칸타테 도미노’는 일종의 교회음악인 성가곡 모음집이다.

녹음 역시 음향의 울림이 좋은 성당에서 성가합창단이 그리스도의 찬양을 그리고 있다.

일종의 성가곡 모음집이 사람들로부터 회자되는 이유는 종교적 색채 때문이 아니다.

오르간과 합창단으로 구성된 음반은 녹음상태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뛰어난 음질을 자랑한다.

40여 년전인 1976년에 녹음된 사실에 깜짝 놀랄 정도다.

오르간의 풍부한 사운드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성당의 공간적 특징은 물론이고 감미로우면서 하얀 빛의 색을 내주는 합창단의 목소리도 일품이다.

첫 곡부터 듣는 이의 귀를 집중케 만들며, 마지막 곡이 끝나면 마치 천국의 나래를 단 느낌이 든다.

풍부한 저음과 차분하고 순결한 목소리는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까지 이 음반을 좋아하는 이유다.

성가곡이라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음악은 음악일 뿐, 연주와 녹음이 뛰어나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것이 아닌가. 음반은 ‘오 홀리 나잇(O Holy Night)’을 비롯해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 등 전 세계 성가곡들이 들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Lullaby라는 제목으로 영국 지휘자 말콤 서전트 경이 편곡한 아리랑이 수록된 점이다.

종교적 색채가 강한 음반을 주로 다루는 스웨덴의 프로프리우스(Proprius) 레이블에서 출시됐고, 생생하고 생동감 넘치는 음질은 타 회사 음반과 차별적이다.

음향은 약간 낮은 상태에서 녹음됐기 때문에 볼륨을 일정 부분 올려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오르간의 풍부한 저음을 만끽하기 위해선 소형보다 대형 스피커로 들을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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