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봉헌 변호사    

최근에 선유도의 빼어난 절경에 푹 빠져 그곳에 가기 위하여 새만금 방조제 도로를 여러 차례 이용하였다.

새만금 방조제를 거쳐 무녀도까지 개설된 다리를 건넌 후 차를 주차하고 도보로 1시간 정도 걸으면 명사십리 해수욕장과 망두봉, 그리고 남해안 못지않게 맑고 깨끗한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이렇게 차량으로 천하절경 선유도에 쉽게 올 수 있는 건 새만금 방조제 덕분이다.

하지만 2조7천억원의 국비가 투입된 새만금 방조제가 단순히 도로의 용도로 쓰이고 있는 현실이 씁쓸하다.

그래서 한쪽은 망망대해, 다른 한쪽은 큰 호수인 새만금 방조제 도로를 달리는 내내 우울하였다.

 그리고 그 동안 새만금사업을 숱하게 팔아먹은 그 수많은 정치인, 자치단체장들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가 분노가 가라앉자 연민의 정이 들었다.

대동강 물을 팔아먹는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 아직도 대부분 큰 호수로 남아 있는 저 곳에다 뜬 구름 잡는 수많은 감언이설의 공약을 남발하고도 뻔뻔하게 얼굴 내밀고 다니는 그 분들이 딱해 보여 그들의 무능과 그래도 살아남아야 하는 그들의 절박함에 신의 가호가 있길 바랬다.

 그렇지만, 요즈음 희망이 보인다.

새만금 속도전을 대선공약으로 약속하였고 당선 후에도 여러 차례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언명한 문재인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사업이 뜬 구름이 아닌, 진정한 전북도민의 꿈과 희망이 되는 사업이 되려면 다음 세가지 최소한의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새만금사업 속도전 공약은 또다시 떠돌이 약장수의 만병통치약만큼이나 도민들을 우롱하는 시뻘건 거짓말이 될 것이다.

 하나는 새만금 국제공항의 조기착공이다.

동북아 중심도시로서의 비전을 갖는 새만금지역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제공항이 필수적인 인프라이다.

따라서 2016년 12월 신공항 항공수요조사에 들어간 새만금 공항 건설 사업이 별도의 예타 없이 즉시 착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래야 2023년으로 예정된 잼버리대회 개최를 위해서라도 2022년까지 국제공항이 완공될 수 있다.

만일 예타를 거치는 경우 사전타당성조사, 예비타당서 조사, 기본계획, 기본 및 실시설계, 공항착공 등 앞으로도 6단계의 절차를 밟아야 시범운영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2022년 새만금 국제공항 완공은 요망하다.

 또, 하나는 새만금사업이 시작된 지 30년이 다 되어가도 대부분 호수로 남아 있는 새만금 내부개발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내부 매립 면적이 30%가 넘는다고 하지만, 세부적으로 깊이 들어가보면, 방조제 건설로 지면이 올라온 지역과 육지에 인접해 매립이 용이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이다.

그 이유는 민자 유치로 내부 개발하겠다는 사업추진방향의 비현실성 때문이었다.

다행히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빠르면 내년부터 새만금부지에 대해 공공주도 매립을 추진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1조5천여억원을 투입해서 국제협력용지와 관광용지 매립을 완료하겠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그렇게 되면 정부의 의지를 확인한 기업들이 투자를 본격화하면, 나머지 배후도시용지, 산업연구용지, 환경생태용지에 대한 매립과 개발도 손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새만금지역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과감한 인프라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은 KTX에 의하여 대중교통 혁명이 일어난 시대이다.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변해 버린 현재, KTX로부터 소외된 지역은 희망이 없다.

따라서 대중교통수단인 KTX와 대중교통수단인 전철이 결합되어 전국 어디서나 일반국민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새만금지역을 방문할 수 있도록 KTX 전주역에서 KTX 혁신도시역을 거쳐 새만금 신도시까지 지하철 및 전철 노선을 신설하여야 한다.

이미 경기도 성남시에서 여주시까지 51킬로미터 총11개역, 총사업비 1조9485억원의 경강선이 개통되었다.

전주와 새만금이 그 보다 모자라는 지역은 아니다.

지하철과 전철이 없어 그동안 일반 시민이 겪은 불편을 해소하고 새만금 지역을 동북아 중심도시로 우뚝 서게 하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전북의 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아신다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울에서 살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28년째 살고 있는, 전북인의 한 사람으로서 절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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