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체로' 영어 해석땐 '빅토리' 내용 상관없이 승리시 틀어줘

조석창기자의 '한장의 음반'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

1988년 서울올림픽이 한창 진행될 무렵, 라디오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는 곡이 있었다.

오페라 투란도트의 유명한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다.

남자 주인공이 부르는 이 곡은 자신의 이름을 알아맞히라는 퀴즈를 내고 이를 풀지 못하는 공주가 밤에 잠을 자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곡 마지막 가사에 ‘빈체로(Vincero)’가 계속 반복되는데 영어로 해석하면 승리를 뜻하는 ‘빅토리’의 이탈리아어다.

때문에 이 곡의 원래 내용과 상관없이 승리를 하거나 원하는 것을 이루었을 때 자주 사용됐다.

88올림픽에는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딸 때마다 이 곡이 방송을 탔다.

라디오만 틀면 하루에도 몇 번이나 들었던 곡이다.

이후 베이징 올림픽이나 아시아게임 등 주요 스포츠 행사에서도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 행진과 이 곡은 함께 했다.

이 곡은 마지막 ‘빈체로’를 외칠 때 3옥타브나 올라가는 어려운 곡이다.

대충 불렀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누구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이 곡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수많은 테너들이 이 곡을 불렀지만 파바로티만큼은 아니었다.

때문에 ‘공주는 잠 못 이루고’는 파바로티의 전유물이 됐고, 심지어는 파바로티가 만든 곡이란 착각마저 일으켰다.

오늘 새벽 지구편 저 멀리 아제르바이젠에서 기분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폴란드를 물리치고 대한민국 그것도 전북이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를 유치한 것이다.

이 대회는 전 세계 168개국 5만여명의 청소년들이 전북 새만금을 찾는 세계적 대회다.

약 300만평의 부지에 대집회장과 전시장이 들어서고 세계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사형 야외공간도 조성된다.

대회가 개최되면 새만금에 공항과 철도, 도로 등이 조기에 구축되고, 새만금 사업의 개발속도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전주, 군산, 부안, 김제 지역의 인프라 구축과 동시에 도시발전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전북을 세계에 알리고 전북을 홍보할 기회는 덤으로 주어진다.

여기에 생산유발효과 800억, 부가가치 효과 300억, 고용창출 1만여명을 기대할 수 있게 되니 전북의 발전이 잼버리를 통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 주제 ‘당신의 꿈을 그려라’처럼 전북의 꿈을 다시 한 번 그려볼 호기다.

이쯤 되니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들어볼 시점이다.

이번 대회 유치가 ‘진정한 승리’가 아닌가. 오랜 만에 파바로티의 목소리도 들을 겸 잼버리대회를 통한 ‘빈체로’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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