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전력소모 많아 가정용 전기 채산성 떨어져 상대적 싼공장-상가등 채굴

전자화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직접 채굴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을 저렴하게 사용하기 위해 산업용 전기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전자화폐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례가 없어 산업용 전기 사용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전자화폐 거래사이트인 빗썸 등의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1일 119만2천원이었던 비트코인은 지난 5월 25일 484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이후 가격이 하락했지만 지난 13일 512만원을 넘기는 등 급등세를 이어오고 있다.

또 다른 전자화폐인 이더리움도 지난 2월 1만5천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19일 현재 33만원을 넘어선 상태다.

이들 전자화폐의 가격상승으로 세간의 관심이 쏟아지고 특히 개인이 전자화폐 발행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채굴장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로 인해 채굴에 사용되는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급등하고 품귀현상까지 빚어졌다.

또 관련 산업도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먼저 전자화폐를 거래하는 거래소의 경우 해킹 등의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거래량이 크게 늘어 하루 1조원이 넘게 거래되는가 하면 업체도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다.

채굴관련 시장도 급성장했다.

언급했다시피 채굴에 사용되는 그래픽카드의 가격 상승으로 연초 240만원 정도하던 채굴기가 40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현재는 그래픽카드와 다른 하드웨어 등이 시장에 풀리면서 가격이 안정됐지만 여전히 2~300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채굴기를 위탁 운영하는 새로운 사업도 생겨났다.

전자화폐 채굴에 사용되는 그래픽카드 등이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일반 가정용 전기로는 소위 ‘채산성’이 좋지 않다.

채굴위탁사업장은 산업용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공장 등에 대규모로 채굴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이에 대한 전기료와 수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적정 절차를 거쳐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다.

산업용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등록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아직 전자화폐를 정식 산업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아 채굴사업만으로 산업용 전기 사용 승인을 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전자화폐 커뮤니티 등에서는 저렴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거나 이를 문의하는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가정용보다 가격이 저렴한 일반 상가에서 채굴기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도내 상당수 컴퓨터부품 가게에서 쉽게 채굴기를 볼 수 있다.

또 전주나 익산, 남원 등의 공장에서도 채굴기를 대규모로 운영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대부분은 정상적인 절차 없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업 또는 산업용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전주지역 컴퓨터 부품 상가 관계자는 “전주 팔복동에서 채굴기를 운영하고 있는 공장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산업용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적발이 쉽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초기에 많은 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 시세가 유지된다면 6개월 이내에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며 “최근 금리는 물론 부동산 수익률도 좋지 않아 소위 ‘큰손’들이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홍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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