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예품-순수조형작품 '칠'-'색'에 대한 고민담아 칠 회화의 매력 공유 기대

젊은 회화 작가들을 중심으로 올해 전반기 전시를 진행한 공간시은(대표 채영)이 전주대학교 디자인과 안덕춘 교수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후반기 전시를 시작한다.

작가는 1987년 첫 전시를 시작으로 30년간 28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거쳤다.

생활 공예품부터 순수예술작품까지 넓은 작품 활동과 함께 전주대 교수로 재직하며 후진 양성에도 힘써 왔다.

이번 전시는 칠예가로서 활동해 온 작가의 오방색을 주조로 한 단색조의 평면작품들과 공예가로서 작업해 온 생활용기와 같은 공예품들을 함께 보여준다.

작가는 옻칠을 통한 평면 조형 작업과 함께 공예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작업은 평면과 입체, 순수미술과 공예, 전통공예와 현대 디자인, 작품과 제품처럼 ‘구분 없는 영역’들 틈 어딘가에 위치해 있다.

다양한 형태의 옻칠 작품들은 영역들의 불분명한 뒤섞임 속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칠 작업 위에는 금박이나 자개, 금속들을 붙이기도 하고 금분이나 은분을 뿌리기도 한다.

공예 기법들이 전통적인 옻칠의 표면 위에 섞여들어 간다.

복잡하고 세밀한 기술이 노동의 시간들과 함께 요구된다.

이를 바탕으로 작품의 완성도가 공예의 문양을 차용만 하거나 기법의 일부를 조악하게 응용한 다른 회화작업들과 차별성을 만든다.

하지만 공예기법이 부각될 때 종종 평면은 장식이 된다.

작가의 작업은 화면을 구성하는 장식의 최소화와 그 균형을 유지하는 감각으로부터 시작된다.

작가의 옻칠회화가 갖는 독특함에는 기다림과 인내의 과정이 있다.

건조의 과정과 결과들을 묵묵히 관찰한 많은 시간들이 다양한 표면들을 만들어 낸다.

생활공예품부터 순수조형작품들까지 다작(多作)의 경험들이 옻칠에 담겨 있다.

작은 작품들 하나하나까지 쌓여 있는 시간들은 정성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하지만 노력만큼이나 주목해야하는 것은 경험들로 축적과 체화된 데이터베이스다.

완성된 칠화와 칠기의 표면들은 실험의 데이터처럼 쌓여왔다.

작가는 1975년 중앙대학교 공예학과를 졸업 후 동대학원과 일본 가나자와 시립미술공예대학 미술공예 연구소 연구원을 거치며 공예가로 잘 알려져 있다.

동시에 작가는 전시를 통해 꾸준히 순수예술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공예와 순수예술의 영역 사이에서 칠이라는 행위에 대해 질문하고 재료의 조화를 통한 색에 대한 탐구를 이어오고 있다.

1987년 베를린 로호 갤러리에서의 첫 전시 이후 30년을 맞아 그동안 국내외의 전시 경력과 교직 생활을 지역의 전시 공간을 통해 한 번 가볍게 되돌아보고자 만들어진 자리다.

그동안 우리 공예의 우수성을 전시에서 알려왔다면 이번 전시는 작가 개인이 순수예술의 영역 내에서 치열하게 작업해온 ‘칠’과 ‘색’에 대한 고민들의 결과물을 관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그동안 평면 회화 위주의 전시를 진행해온 공간시은은 옻칠이라는 공예적인 행위가 순수 회화의 영역에서 어떻게 관객들에게 해석될지에 대해서 주목한다.

동시에 노동집약적으로 평면을 칠하고 갈아내고 다시 칠하는 반복적 행위가 만든 옻칠 작품들의 표면에서 느껴지는 깊이가 있는 색채들을 통해 칠예 회화의 매력을 관객과 공유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4일부터 9월 17일까지 진행되며 오프닝은 30일 오후 6시에 진행된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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