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힘 질문하는 능력' 주제 책의 도시 전주서 3일간 펼쳐져 출판사 등 전국 239개 기관 참여해 독서광등 '책의 향연'으로 초대

‘책의 도시’ 전주가 ‘책의 바다’로 풍덩 빠져들었다.

미국의 시인 메리 올리버는 우주가 인간에게 두 가지 선물을 주었다고 한다.

그 것은 바로‘사랑하는 힘, 질문하는 능력’이다.

더 깊고 진중한 사랑을 나누고 싶다면, 인생의 혜안을 소유하고 싶다면 책을 친구처럼 가까이 하라는 말인 듯싶다.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책의 도시 전주’에서 화려한 막을 열었다.

전주가 온통 책 세상이 됐다.

노벨문학상 후보 반열에 오르내리던 고은 시인은 독서대전의 공식 주제인 ‘사랑하는 힘, 질문하는 능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친다.

독서대전에서는 기조강연 외에도 공연과 전시, 체험행사와 학술토론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준비됐다.

기록문화 유산의 보고, 인쇄 출판의 도시, 품격 있는 역사문화의 도시 전주에서 독서대전의 진수를 만끽해 보면 어떨까.
/편집자주  


▲‘책의 도시’ 전주 ‘책의 바다’에 풍덩  

국내 최대 독서문화 축제인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전주에서 화려한 막을 펼쳤다.

‘책의 향연’인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사랑하는 힘, 질문하는 능력’을 주제로 1일부터 3일까지 경기전과 한옥마을 일대에서 펼쳐진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독서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내로라하는 전국의 독서광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출판사 85개, 독서단체 40개, 독서경영 우수 직장 4개, 평생학습한마당 110개 등 239개 기관·단체가 참여한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수 차례 이름을 올린 고은 시인의 기조강연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강연·행사·공연 34개, 전시 12개, 체험행사 123개, 학술토론 5개 등 288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전주에서 열리게 된 것은 전주가 ‘책의 도시’라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전주는 기록문화유산의 보고로 잘 알려져 있다.

500년 조선왕조실록(국보151호)의 한지복본화 사업을 완료했고 우리나라 유일의 전주사고와 기록문화의 중심 완판본을 간직하고 있다.

과거 한글고전소설 등 완판본으로 책을 찍어냈던 출판의 역사를 지닌 도시로 독서대전의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전주는 인쇄와 출판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으로도 유명하다.

일제 말기 전국 5대 시장에 들었던 전주 남부시장에 서계서포, 다가서포 등 책방거리를 형성해 활발한 출판문화를 꽃피우기도 했다.

이 같은 저력을 바탕으로 현재 지역서점 60개, 출판사 118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인쇄술과 한지 생산의 중심지인 ‘핸드메이드 시티’로 나아가고 있다.

전주가 품격 있는 역사문화도시라는 점도 강점이다.

후백제 왕도를 비롯해 조선왕조의 발상지, 전라감영지, 동학농민혁명 등 천년의 역사와 무형문화재 보유 전국 1위, 전통음식·축제 인프라가 우수하다.

또한 전주는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의 도시,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아시아태평양 무형문화유산의 도시, 국제슬로시티로 거듭났다.

전주는 인구대비 도서관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시는 시민 누구라도 ‘걸어서 10분 이내’에 도서관에 갈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공공도서관, 작은 도서관 등 도서관 조성에 앞장서 왔다.

또한 1시민 1독서동아리 활성화 사업을 진행해 동네마다 독서모임이 있을 정도로 책 읽는 문화가 활발한 곳이다.

작년 5월에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인문주간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처럼 책에 관해서라면 자부심이 남다른 지역으로 전주가 2017 독서대전의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평가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4년부터 매년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독서진흥에 앞장서는 지자체 한 곳을 선정해 ‘책읽는 도시’로 선포했다.

그곳에서 출판과 독서, 도서관 관련 단체들과 협력해 책과 연관된 전시, 체험, 학술, 토론 등 전국 규모의 독서박람회인 독서대전을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긍수 대한민국 독서대전 총감독은 지난 29일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의 시인 메리 올리버의 말을 인용해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 이 두 가지 힘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은 책 속에 담긴 지혜와 이야기를 탐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만큼 책은 책 이상의 무언가를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샘물’과 같은 존재로 표현된다.

이날 김승수 전주시장도 “완판본의 도시, 인구대비 도서관 비율이 가장 높은 전주에서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개최하게 돼 기쁘다”며 “전주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인문주간을 선포한 인문학 도시다.

책의 도시 전주가 준비한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통해 9월 독서의 달 우주가 우리에게 준 선물인 ‘책’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풍성한 독서대전’ 무엇을 볼까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국내 최대 규모의 독서문화 축제다.

이런 독서대전이 전주에서 열린다는 것은 인문학 도시 전주가 책 읽는 도시이면서 독서진흥에 앞장서온 지자체로 널리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최도시인 전주시와 주관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9월 독서의 달을 기념하는 책과 독서 관련 박람회이자 문화축제인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함께 준비해왔다.

전주시는 올해 독서대전을 찾는 전주시민과 관광객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다양한 독서 관련 이벤트와 인문사회학강연, 문화공연·전시 프로그램, 학술·토론 행사 등을 준비했다.

시는 이번 축제가 교양과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행사가 아닌 다양한 독서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독서축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독서대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따라가본다.

독서대전 기간 연간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전주한옥마을과 구도심 일대가 ‘책의 축제 장’으로 물들 예정이다.

한옥마을 인근의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는 고은 시인이 기조강연을 통해 축제의 품격을 높이게 된다.

김용택, 박웅현, 강원국 등 유명작가들은 물론 심리학, 사회학, 광고·홍보 등 인문사회학 강연도 펼쳐진다.

최명희문학관에서는 전북 지역의 24명 작가들과 함께하는 ‘시인·작가와의 수다’가 예약돼 있다.

시 쓰기, 방송 글쓰기, 비평하는 방법 등 실전 노하우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혼불’을 집필한 고 최명희 작가의 미공개 엽서도 최초로 전시된다.

전주전통문화연수원에서는 안도현, 성석제, 정도상 작가와 함께하는 1박 2일 ‘야(夜) 한밤 인문학 콘서트’ 등을 통해 책의 힘, 독서의 의미를 깨닫는 시간을 갖게 된다.

또한 대통령의 서재를 채운 16권의 추천 도서 등 12가지 다채로운 전시가 펼쳐진다.

공예품전시관에서는 ‘지역출판의 역사와 작가, 명사들이 권하는 책들을 엮어놓은 특별전시’가 진행된다.

또 한옥마을 곳곳의 공공시설과 한옥호텔, 커피숍도 축제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는 이번 독서대전을 보다 알찬 축제로 만들기 위해 시민이 함께 즐기는 체험형 학습축제인 ‘제12회 전주평생학습한마당’도 독서대전이 열리는 3일간 국립무형유산원 야외마당에서 열기로 했다.

지역출판사와 지역서점을 포함한 전국 85개 출판사가 한자리에 모인 ‘출판사 북페어’의 경우 독서대전이 열리는 3일간 펼쳐진다.

‘출판사 북페어’에서는 △출판사 초청 작가와의 만남을 비롯해 △마술체험 △동화책 만들기 △체험 돌림판 이벤트 등 가을날 추억을 쌓기 좋은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인문사회학 강연은 독서대전이 열리는 3일간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총 8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책 읽기 체험 프로그램은 △경기전에서 펼쳐지는 제12회 독서문화한마당과 작은도서관 한마당 △완판본문화관에서 진행되는 ‘목판인쇄 체험, 나만의 옛 책 만들기’가 펼쳐진다.

또한 △전주지역 동네서점 7곳에서 펼쳐지는 ‘동네방네 구석구석으로 떠나는 책방여행’ △문화가 있는 찾아가는 작은도서관 ‘책 읽는 버스’가 눈길을 끈다.

이 밖에도 올해 독서대전에서는 △시인·작가와의 수다 △인문학 콘서트 △전주책 특강 △작은 북 콘서트 △시낭송 △헌책 장터 △한복 플래쉬몹 등 각종 강연·공연 등이 풍성하게 진행된다.

또한 △한국의 꽃심, 전주가 권하는 책과 글 △대통령의 서재를 채운 16권의 추천도서 등 각종 기획·전시 프로그램 △한·일 도서관 관계자 국제 교류회 △2017 지역서점 아카데미 등 다양한 학술·토론행사도 열린다.

대한민국 독서대전 개막되면서 각종 강연과 행사 참여를 희망하는 문의전화도 잇따랐다.

독서대전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접수 결과 34개 강연·행사·공연 프로그램 모집정원 3600명 중 95%에 육박하는 3,400명이 접수를 마쳤다.

▲고은 시인 기조 강연과 이색 프로그램들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대한민국 문학계의 거목인 고은 시인이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 기조 강연을 펼친다.

1일 오후 4시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리는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의 기조강연에 고은 시인이 초청돼 올해 독서대전의 공식주제인 ‘사랑하는 힘, 질문하는 능력’을 주제로 강연한다.

고은 시인은 식민지 조선에서 태어났다.

시인은 1958년 등단한 이래 50여 년간 시‧소설‧평론‧에세이 등 150여권의 저서를 펴냈다.

현재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세계 27개 국어로 시와 소설이 번역 출판됐다.

고은 시인은 해방과 분단, 전쟁과 독재, 산업화와 민주화로 이어지는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맞은 한국의 대표적인 지식인이다.

이날 기조강연은 ‘우주‧시‧ 책‧숱한 일생’ 등에 대해 읽고 써온 숱한 이야기를 청해 듣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고은 시 선집 ‘시의 황홀’과 ‘오십 년의 사춘기’를 엮은 고은의 삶과 문학‧그가 마주한 역사와 문명 담아낸 ‘두 세기의 달빛:시인 고은과의 대화’를 펴낸 김형수 시인과의 대담도 예정돼 있다.

몇몇 이색 프로그램들도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책 오래 읽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옥 호텔로도 이용되고 있는 이오당(梨梧堂)의 넓은 마당에서 진행되는 ‘책 오래 읽기 대회’는 500여 권의 책 속에서 밤새 독서 삼매경에 빠져보는 이색적인 체험 프로그램이다.

5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관람 시민들을 위한 소소한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출판사 대표가 알려주는 책에 관해 알고 싶은 5~6가지, 그림책 컬러링, 그림책 낭송회 등과 같은 가을날에 추억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참여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최명희 미공개 엽서 전시·독서콘퍼런스도 열린다.

책과 독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도 준비돼 있다.

최명희 작가의 미공개 엽서가 최명희 문학관에서 최초로 전시된다.

이 밖에도 문화유산전당에서는 국민인수위원회가 운영했던 광화문 1번가 특별프로그램 ‘대통령의 서재’에서 추신수, 황석영 등 유명 인사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천한 책을 전시하는 ‘대통령의 서재를 채운 16권의 추천 도서’ 등 다채로운 전시 프로그램들이 펼쳐진다.

또 한국과 일본의 독서 관계자가 참여하는 ‘한일 독서관계자 교류회’와 ‘독서의 확장과 생활 속 책 읽기의 모습들’을 주제로 한 ‘독서 콘퍼런스’가 열린다.

이 밖에도 ‘전국독서동아리 한마당’, ‘지역서점 아카데미’ 등의 알찬 학술·토론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돼 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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