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주택 준공 5,347 세대 작년比 1,697세대 감소해 주택 공급 줄어 분양 치열 전세가격 0.09%p 급상승 반전세 이동율 80% 기록 "전세대란 발생 않을것"

지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수위가 높은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도내 부동산 ‘과열’은 지속되고 있다.

오히려 신규 주택 공급이 줄면서 전세 매물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전세가격이 1년 이상 상승하면서 전국 최고 수준의 전세가율을 기록하는 등 서민들의 주거안정이 위협받는 실정이다.

이번 가을 이사철이 시작됐지만 높아진 전세가격에 서민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주택 공급과 전세가격 추이를 살펴보고 가을철 주택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뜨거운 청약열기에도 수심 깊은 전세시장

올해 전국적으로 신규 입주 주택 물량이 늘었지만 전북은 오히려 급감했다.

지난해 상반기 누적 전국 주택 준공 실적은 24만2천673세대였지만 올해는 24만3천916세대로 1천세대 넘게 늘었다.

그러나 전북지역은 지난해 6천916세대에서 올해 5천347세대로 1천697세대나 적었다.

더구나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아파트 신규 입주는 더욱 줄었다.

지난 7월에 고창군의 160세대가 전부였고 8월에는 아예 없었다.

9월에도 입주 예정 물량이 전무한데다 10월은 진안군의 28세대가 전부다.

지난해 10월 주택 준공실적이 1만39세대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올해 실적은 절반을 갓 넘는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시장도 상황이 비슷한 실정이다.

올해 전북지역 상반기 신규 아파트 분양은 모두 2천346세대로 전년 동기(4천987세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하반기에도 6천205세대 분양이 이어지면서 1만1천192세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전주 효천지구의 2개 단지(9월 1천131세대, 11월 1천370세대) 2천701세대 분양 소식이외 뚜렷한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처럼 민간 일반분양 아파트 분양이 저조하면서 올해 실적은 전년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신규 분양이 활발했던 지난 2015년(1만2천552세대)과 지난해(1만1천192세대)는 물론 최근 5년간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3년(6천132세대)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에 공급이 줄면서 신규 아파트 분양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진행된 전주 효천지구 우미린 1차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498세대를 분양한 84A형은 1만2천515명이 몰려 23.60대 1을 기록했다.

84B형(209세대)은 15.73대 1, 84C형(114세대)은 4.62대 1을 각각 집계됐다.

지난 7일 마감된 2차도 높은 경쟁률이 이어졌다.

546세대를 공급하는 84A형은 5천464명이 접수해 9.71대 1을 기록했고 84B형(256세대) 6.23대 1, 84C형(135세대) 2.32대 1로 나타났다.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도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2주(11일 기준) 도내 전세가격이 전주 대비 0.02%p 하락한 것을 마지막으로 매주 보합과 상승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5주(30일) 보합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매주 연속 상승하는 등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4주(28일)현재 도내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9%p 올라 올해 누계 1.60%p로 전년 동기 누계(0.94%p 상승) 대비 0.66%p 이상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올해 누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익산으로 8월 4주까지 2.54%p 올랐으며 이어 전주 완산구 2.02%p, 덕진구 1.70%p, 정읍 1.14%p, 남원 0.88%p, 김제 0.81%p, 군산 0.31%p 등의 순이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전년 동기 누계보다 상승세가 높았다.

전세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전세가율 역시 치솟고 있다.

7월 기준 도내 아파트 전세가율은 80%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황이다.

도내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 1억3천만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전세가격은 1억원이 넘어 실제 차이는 불과 2천만원선이었다.

최근 3개월 평균 전세가율을 지역별로 보면 전주 완산구의 전세가율은 86%로 도내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최고 수준으로 춘천시와 함양군, 영광군과 동률을 기록했다.

이어 도내에서 2번째로 높은 덕진구는 85%, 군산 83%, 익산 80% 등으로 전국 225개 조사 지역 가운데 4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란은 없지만 주거환경 나빠져

도내 부동산업계에서는 전세가격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위 말하는 재고 아파트의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 아파트 매매수요가 적은데다 집주인들이 반전세 또는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협회 전북지회 노동식 수석부지부장은 “예전에는 차익실현을 위해 집주인들이 전세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수익을 위해 월세를 선호해 전세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반면 월세가 부담스러운 세입자들은 전세를 구하고 있어 전세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공급이 줄은 반면 다세대주택은 늘어나면서 반전세, 월세 전환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노 수석부지부장은 “최근 신규 아파트 입주와 분양 물량이 줄면서 발생하는 주택 수요가 원룸 등 다세대 주택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신시가지는 물론 전주시내에 신축이 늘면서 3~4방이 딸린 반전세 주택 공급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주시 중화산동에서 천지부동산을 운영하는 김정희 공인중개사는 “세입자들이 아파트 전세를 선호하고 있지만 물건을 구하지 못해 다세대주택에 반전세로 이동하는 비율이 대략 80%에 이른다”며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세입자는 매매가격과 차이가 별로 없는 재고아파트를 구입하기도 하지만 10건 중에 1건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하반기 전세대란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식 수석부지부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봄과 가을에 이사하는 세대가 많아 ‘이사철’이라고 불렀지만 최근에는 거의 1년 내내 거래 추이가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도내에 재개발 사업 등 대규모 이사수요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세대란까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전세가격 상승으로 인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로 전환되는 등 서민 주거환경이 나빠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홍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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