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태 전 기업은행 부행장  

우리나라 청년 일자리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청년일자리 문제는 이제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고 오히려 식상한 이슈나 다름없게 됐다.

현재 청년실업률은 통계청에 따르면 8월 15~29세 청년실업률은 9.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포인트 올랐다.

8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청년 체감 실업률도 21.5%에서 22.5%로 뛰면서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황이 나아지리라 기대하기도 힘들다.

기업들로서는 고용을 늘릴 여력도 의지도 없다.

정년연장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돈 들어갈 일은 많아지는데 경기는 하반기에도 침체의 골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판이다.

그러다보니까 청년 문제가 일자리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삶의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하면 학자금 대출상환 고지서를 받은 채로 취업절벽을 만난다.

경제활동은 하지도 못하고 채무독촉을 받는 것이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하여도 불안정한 노동환경 속에서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을 안게 된다.

지옥고(지하, 옥탑방, 고시원)로 표현되는 최저기준 이하의 주거환경에 놓이게 된다.

청년들에게 평범한 일상은 꿈이 되지 않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그동안 정부의 청년대책은 일자리 중심이었다.

관련부처에서 다양한 정책을 만들고 많은 재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누구도 청년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말 할 수 없다.

청년들이 부딪히는 복합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함께 해결하기보다 일방적으로 정책을 제시한 결과다.

청년들은 부모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욕구를 갖고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다행인 것은 청년들의 삶 전반을 지원하는 종합적인 청년정책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취업과 경제활동이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자는 취지이다.

여기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바로 우리지역의 청년이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폐인 지역 불균형이 청년세대를 만났을 때 청년문제는 훨씬 더 악화된다.

경제 성장기에는 수도권과 대기업이 청년문제를 해결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히려 지역이 청년의 다양한 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되었다.

실제로 도내 시군에서는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

지역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정착해 지역문제를 고민하면서 자신의 삶의 터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역의 청년들을 만나보면 고맙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걱정하는 사회문제와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활동은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어느 전통시장에서 창업에 성공한 미담만 들리고 있다.

지역의 청년들은 소수이기 때문에 정치과정에서 관심을 받지 못한다.

그래도 그들은 꿋꿋하다.

거창한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주위에서 지역 구성원으로 인정해주고 응원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지자체들도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으로 청년을 만나야 한다.

지역청년은 단순한 인구유입이 아니라 농어촌의 다양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을 단순히 지역의 요구를 수행하는 노동력이나 수단으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

청년들이 지역에서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미래 혁신 동력으로 성장하여 지역 발전을 이끌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지방 청년문제 해결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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