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전주시 완산구 건축과  

내가 살고 있는 전주, 어쩌면 귀천(歸天)하는 그 날 까지 살아갈 전주의 미래에 대해 잠시 고찰해 본다.

전주는 불행하게도 자연관광자원이 부족한 도시이다.

한 해 평균 천만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한옥마을 관광이 대세이지만, 전주에는 순천정원박람회장이나 여수 바다엑스포 같은 자연을 소재로 하는 관광자원이 부족하여 아쉽다.

지금에 한옥마을이 그 찬란한 명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전주의 정체성을 간직한 ‘전주다운 것’ 들의 수혈이 필요하다.

한옥마을 관광객들에 인기인 풍년제과점 초코파이에 견주어 군산시에는 이성당 빵집이 유명하다.

내 돈 들고 상가 앞 줄 서는 것에 시간 허비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필자가아내의 성화를 이기지 못하고 “도대체 뭐가 있길래” 하며 이성당 빵집 앞에 줄 서 보았다.

“빵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 라는 생각으로 불만을 품고 서있는 나와는 다르게, 여행객들은 줄 맞추어 기다리는 자체를 즐기는 듯 유쾌해 보였다.

그들에게 내 앞의 대기자는 몇 명 남았는지, 대기 시간을 어림하는 것 자체는 의미 없어 보였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여행의 참 묘미를 아는 고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지에서 조차 쫒기 듯 바쁘게 돌아다니는 나와 다르게 기다림조차 기꺼이 즐기는 영맨(yong man)들은 이성당 빵집 앞 길게 서 있는 줄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것을 놀이삼아 즐겼다.

필자가 살아온 필름카메라시대엔 셀카와 인증샷을 찍으며 즐긴다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 모습조차 신기할 뿐이다.

젊은이들에게 유명 맛 집 앞에 줄 서 있는 것 자체가 여행이자 놀이이고, 그렇지 못한 나는 속칭 꼰대였다.

‘내가 꼰대일 수 있음’을 이성당 빵집 앞에서 깨달았다.

얼마 전 전주에서 개최된 “2017 대한민국독서대전”을 통하여 전주시민의 책과 인문학을 대하는 엄청난 관심에 놀랐다 이와 함께 전주국제영화제, 전주대사습놀이는 인문학적축제중 하나이다.

전주가 지속가능한 여행지로 존재감을 유지하려면 전주만이 가지는 인문학 자원 을 바탕으로 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맛도 인문학적 자원이니 얼마나 좋은가! 다시, 이성당 빵집으로 돌아와서 생각하면 빵집 앞에 줄서는 것 자체가 여행이고 관광인데 도심에서 연인 또는 가족과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주 한옥마을 가 봤니?”에서 진화하여 “전주에서 자전거 타 봤니”라는 질문이 당당한 도시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자전거 도시는 생태학자, 환경론자만이 반기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는 화석에너지를 거부하고 인간의 몸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평등을 실현 할 수 있는 이동수단으로 뚜벅이(워킹족)와 더불어 누구나 도로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중심인 인문학적 요소를 내포한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많은 여행객들이 자전거를 즐기러 찾아오는 인문학도시 전주가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