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근로자 생계 걱정 알바생 31% '연휴에도 일해' 경찰-소방공무원도 비상근무 취준생도 "친인척 보기 불편"

장장 열흘간의 추석명절 황금연휴가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만은 아니다.

연휴기간 연속근무를 해야 하는 아파트 경비원들과 일용직 노동자 등 명절을 명절답게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추석 연휴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정부의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공무원은 물론 민간기업 직장인들은 공식적으로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무려 열흘을 쉴 수 있다.

그야말로 황금연휴를 맞게 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박탈감에 빠져드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전주시 한 아파트 경비원 박모(67)씨는 “추석 연휴기간 평소처럼 24시간 근무해야 하는 경비원들이 많다”면서 “연휴기간 남들은 멀리 여행도 가고 하는데 오히려 이런 연휴가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하루 일한 만큼 돈을 버는 일용직 근로자는 대부분의 건설 현장이 쉬기 때문에 생계에도 문제가 생겼다.

일용직 근로자 이모(50)씨는 “연휴기간 대부분 현장이 쉬다보니 일을 할 곳은 마땅치 않다”며 “나가는 돈은 정해져 있는데 다음달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연휴기간 비상상황에 대처해야하는 경찰과 소방 인력들도 황금연휴를 즐길 수 없는 입장이다.

대부분 교대근무를 하기에 평소와 같이 근무를 하고 내근직들도 돌아가며 당직을 서고 유사시 출동을 해야 하기에 마음 놓고 멀리 여행 같은 것을 갈 수 없는 입장이다.

이처럼 이번 연휴가 모두에게 황금인 것은 아니다.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 아르바이트생, 취업준비생 등은 기나긴 연휴에 한숨이 앞선다.

자영업자들도 황금연휴에 대한 반응은 상권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린다.

관광객이나 젊은층이 몰리는 상권의 자영업은 특수를 기대하는 반면, 직장인을 상대하는 도심지 자영업의 경우 대부분의 회사가 쉬고 근처 주민들마저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어 걱정이다.

전주 중화산동에서 음식점을 하는 박모(45)씨는 “평소 직장인들 상대로 점심 장사를 하는데, 긴 연휴로 수입이 줄어들게 뻔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들도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해야 하는 상황이 반갑지 않다.

취업포털 알바천국이 최근 아르바이트생 1643명을 대상으로 ‘알바생의 추석계획’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1.3%가 연휴에도 알바를 한다고 답했다.

전북대학교 앞 한 카페에서 일하는 윤모(25)씨는 “연휴기간 쉬고 싶지만 카페 사장님은 계속 영업을 한다고 해서 일을 해야한다”며 “만약 쉰다고 하면 일을 그만둬야 할 것 같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들도 긴 연휴가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취업 준비생 이모(28)씨는 “취업이 쉽지 않아 준비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이런 연휴가 반갑지 않다”며 “연휴기간 부모님과 친척들을 마주하기가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유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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