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유명 관광지 성묘마친 가족단위 관광객 인산인해 인천공항 이용객수 2백만명 식당-상점 연휴특수 '톡톡'

민족 최대 명절을 가슴 설레게 했던 긴 황금연휴가 끝나고 도민들은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진 열흘간의 긴 연휴는 여느 때 같은 전통명절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긴 연휴 탓인지 의례적인 차례나 성묘는 간단히 치르고 여행 등 휴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도내 유명 관광지와 유원지 등에는 연휴 시작 초반부터 귀성객들이 몰려들면서 이미 성묘를 마친 인파로 황금연휴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전주동물원의 경우 연휴 내내 주차장 입구부터 차가 길게 늘어서는 등 가족단위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추석당일 동물원을 찾은 박선영(62)씨는 “손주들을 데리고 아침 일찍 왔는데 사람들이 많아 주차부터 애를 먹었다”며 “이번 명절은 연휴가 길어 관광지를 찾는 이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도내 최고 인기 관광지 전주 한옥마을도 연휴 내내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광객들은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한옥마을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또한 한옥마을에서는 전주기접놀이, 실버취타대 전통길놀이 공연도 펼쳐져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친구들과 이곳을 찾은 이아라(25)씨는 “인터넷에서 예쁜 사진들을 보고 꼭 오고 싶었던 곳”이라며 “이번 연휴가 휴가처럼 길어 친구들과 함께 계획해 찾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관광지 인근 식당과 상점들도 연휴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직장인 장성영(30)씨는 연휴 초 조부모님을 미리 찾아뵙고 해외여행를 다녀왔다.

장씨처럼 이번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들로 공항은 역대 최대치 이용객 기록이 갱신되기도 했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연휴기간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2백만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보다 16% 늘어난 수치이다.

차례상을 차리는 모습도 여느 추석명절 때와 달라졌다.

기존보다 단출해진 차례상, 구입한 전과 떡 등은 과거 농경사회에서 지내던 명절 개념과 달리진 사회상을 반영한 모습이다.

직장인 김재경(41)씨는 음식 주문 앱으로 구입한 떡과 전을 가지고 차례를 지내고 성묫길에 올랐다.

김씨는 “전에는 직접 음식을 장만하느라 추석 며칠 전부터 고생했다”면서 “차례상과 성묘에 쓰일 음식을 장만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가족여행 등을 통해 재충전 하는 것이 더 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차례를 대행하는 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사찰에서 하는 ‘차례 대행 서비스’를 신청하는 이들이 늘었고, 참석 못한 가족들을 위해 실시간으로 차례를 중계하는 서비스까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완주에 사는 이정엽(46)씨는 “농사를 지어 그 수확물에 대한 감사로 조상님께 음식을 해서 올리고 가족끼리 나눠먹는 명절 풍습이 이어져오고 있지만 산업화 이후 농경사회 모습이 사라지다 보니 이런 모습과 명분이 흐려지고 있다”며 “달라진 사회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유범수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