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송지사 강세예상 김춘진-이춘석 자천타천 물망 드림팀 거론 정동영 "내인생 지선은 없다" 선그어

추석 연휴 이전까지만 해도 도민들은 내년 지방선거 특히 도지사 선거전에 대해 그다지 큰 관심은 보이지 않았다.

일반적 정치 환경을 보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쉽게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당 소속 송하진 지사 역시 재선 일정을 착실히 소화하고 있다.

10일간의 연휴가 지난 후, 지역 내에선 도지사 선거 분위기가 서서히 윤곽을 잡아가는 모양새다.

민주당에선 송하진 현 지사의 강세가 예상된다.

여야를 통틀어 사실상 최강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 분위기 속에 연휴 기간을 지나면서 민주당 측에선 김춘진, 이춘석 등 자천타천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당은 정치9단 박지원(국민의당)의 한 마디로 발칵 뒤집혔다.

박 의원이 도지사 선거전에 불을 댕긴 것. 박 의원은 자신이 전남지사에 나가면서 정동영 전북지사 후보를 포함해 안철수, 천정배, 손학규 등 당 거물들의 지방선거 총출동을 주창했다.

이른바 국민의당 드림팀이다.

최정예, 최고 인사들이 당을 위해 살신성인하자는 것이다.

만약 드림팀이 뜬다면 선거 열기는 뜨거워질 수 있다.

중앙당 차원에서 당 명운을 걸고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림팀에 거론된 당사자들은 내심 불만스런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 박지원의 한 마디가 국민의당에 대한 관심을 되살린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만일 국민의당에서 정동영 의원을 지사 후보로 출마시킨다면 선거판은 매우 복잡해질 것이다.

정치인 정동영은 마지막 승부수가 되기 때문이고, 따라서 몸을 불사를 수밖에 없다.

물론 본인은 출마의지가 없어, 실현 가능성이 낮기는 하다.

/편집자 <정동영 '드림팀' 출마설 일축>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전주병)은 지난 2016년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 줄곧 도지사 후보로 거론돼 왔다.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국민의당이 호남을 장악했고 따라서 2018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선거까지 압승해 명실상부한 제1당을 만들자고 기염을 토했다.

2018 지방선거의 꽃인 도지사 선거전에 정동영의 이름이 회자된 이유다.

국민의당은 정동영을 통해 다시 한번 화려했던 과거의 정치전성시대를 만들고 싶어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 입성한 정동영 의원은 도지사 출마설을 일축해 왔다.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친구인 송하진 지사에게도 "출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 지사도 사석(私席)에서 "정 의원이 나한테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하더라"고 확인했다.

이런 말이 오간 시기는 올초, 김제-전주 통합론이 제기될 때였다.

정동영은 전북 발전을 위한 진정성을 갖고 전주-김제 통합론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김제-전주 통합을 통해 내가 도지사가 된다는 설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북의 향후 100년을 위해 김제-전주 통합론을 제기한 것이지 본인이 도지사에 나가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정 의원이 김제-전주 통합론을 꺼내들 시점에는 국민의당 인기가 높았다.

정 의원이 도지사 출마에 관심이 있었다면 “나는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말할 이유가 없는 것. 도지사 선거에 관심이 없다는 정동영의 말은 가면이 아닌 진실이었다.

정 의원은 지난 10일 또다시 도지사 불출마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동영은 “내 정치인생에 지방선거 출마는 없었다.

지방선거 출마 후보로 수차 거론됐지만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며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일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 의원은 이미 도지사 이상의 자리에 올라버렸다.

통일부장관을 지냈고 그의 역작인 개성공단이 상징하듯 그리고 희망버스와 용산 철거 사태, 강정마을에서 보여졌듯 정동영은 국정 운영을 목표로 한 정치인이다.

그런 정 의원에게 도지사에 나가라고 하는 건, 정치적으로 무례(無禮)일 수도 있다.

정 의원이 “도지사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일축하는 건 실제로 출마할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드림팀에 참여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박지원은 왜 정동영을 끌어들였나> 지난 10일 정치9단 박지원은 또 한번 뉴스의 초점에 섰다.

박 의원은 당을 회생시키기 위해 전남지사 후보에 박지원, 전북지사 후보에 정동영을 포함해 안철수, 손학규 등 당 거물급 인사가 총출동하자고 말했다.

이들이 출마한다면 민주당의 우세가 예상됐던 지방선거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만일 아무런 대책 없이 지금 현 상태대로 지방선거를 치른다면, 국민의당의 존재감은 사라지게 된다.

나아가 지방선거 후 정계개편이 이뤄지면 국민의당의 진로는 어디로 갈지 알 수 없게 된다.

이런 점은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이나 지지자 중 상당수가 공감한다.

이런 상황에서 박지원은 반전의 카드를 내밀었다.

공멸과 회생 사이다.

박지원, 정동영, 안철수, 천정배, 손학규 등이 모두 나와서 당선되면 당은 회생하지만 패배하면 공멸이다.

공멸로 가면 국민의당은  공중분해 될 수도 있다.

어차피 죽느냐, 사느냐의 게임에서 박지원은 명예로운 퇴진까지 염두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박지원이 정동영을 끌어들인 ‘진짜 이유’는 뭘까?박 의원이 언급한 인물 중 당선 가능성, 대중성, 능력을 고루 갖춘 인물은 정동영이 유일하다.

더욱이 국민의당은 호남이 기반이다.

다른 지역에선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 해도 호남은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총선과 마찬가지로 국민의당 바람이 불어닥치길 기대할 수 있다.

박지원 의원은 1942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76세다.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2020년에는 79세다.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 도전은 사실상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박 의원으로선 내년 전남도지사 선거가 본인의 말대로 “국가와 지역을 위한 마지막 봉사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남 박지원-전북 정동영. 호남의 양 거물이 광역단체장 선거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생각은 박지원이기에 던질 수 있는 카드다.

박지원-정동영 카드가 성공하기 위해선 전제조건이 붙는다.

국민들, 도민들, 유권자들이 국민의당을 원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은 상태에서 국민의당이 국민에게 어필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국민의당은 한미 FTA 재협상, 북핵 사태, 쌀값 현실화 그리고 지역적으로는 군산조선소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 대책 부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

물론 동시에 현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도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민주당도 경쟁 후보군 부상>국민의당이 드림팀 구상을 통해 도지사 선거전에 불을 댕기면서 집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전국 지지율이 높아 대구경북권을 제외하곤 대다수 지역에서 우세가 예상돼 왔다.

최근까지 상당수 도민은 민주당 공천 후보의 우세를 넘어 당선권 근접 지역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송하진 지사의 독주도 한 몫 했다.

송 지사는 도내 전역에 탄탄한 조직과 지지세를 갖추고 있으며 전주시장 8년-도지사 3년여 기간 동안 전북 곳곳에 송하진의 색깔을 입혀놓았다.

중앙 정치권에도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회의장 등 우호 세력이 많다.

더욱이 2023년 새만금 잼버리 유치까지 이끌어내면서 송 지사의 재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별다른 경쟁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민주당 도지사 후보 경선전은, 최근들어 자천타천 인사들의 이름이 흘러나오고 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이는 김춘진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국회의원 3선 출신으로 집념과 성실함이 강점이다.

12년의 국회 의정활동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북도당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그의 지역구인 김제부안은 물론 도내 14개 시군 전역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추석 연휴 이후 새롭게 회자되는 인물은 이춘석 민주당 사무총장이다.

이 총장은 도지사 선거에 관심이 없다고 말해 왔지만 주변에서 도지사 출마 권유를 강하게 받는 상태로 알려진다.

3선 의원인데다 집권당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 파이터 기질 그리고 1963년생으로 50대 초중반의 연령대가 도지사 도전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도지사 경쟁 분위기는 올해 정기국회가 끝나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이변 없이 압승할 것” 전망> 민주당은 도지사 선거에서 압승을 전망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 정동영 의원이 출마한다 해도 도지사 선거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지지율이 국민의당을 압도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문 대통령이 전북 출신 인사를 정부 고위직에 대거 임명하면서 집권여당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인사 중에선 정동영의 위력이 과거와 같지 않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지난 2016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근소한 차로 당선되면서 지역내 정치력, 장악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북 전역에서 치러지는 도지사 선거의 경우 정 의원의 득표력이나 지지율이 민주당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민주당 내에선 오히려 당 후보 경선에 더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즉 송하진 지사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후발 주자가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이느냐다.

송 지사가 부동의 선두라는 데 대해선 당 안팎에서 별로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경선 경쟁 과열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도지사 공천권은 중앙당에 있지만 지역 여론이 공천에 크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지역 내에선 탈법, 불법적 ‘운동’이 횡행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도지사 후보 경선이 아직 6개월여 남아 있지만 당 안팎에는, 이미 흑색선전 류의 진흙탕 분위기도 읽혀지고 있다.

주요 인사들간에 건강 논란이 흑색선전 식으로 퍼지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나오는 것. 이에 대해 송하진 지사 지지 측에선 “흑색선전을 하는 사람들은 발본색원해 법적 처벌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춘진 위원장 측에선 “흑색선전없이 깨끗하게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오히려 맞불을 놓고 있다.

<전북 3당 국회의원들의 생각>도지사 선거와 관련해선 역시 국회의원들의 의중, 생각이 중요하다.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내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안다.

지역내 당 지지율은 물론 단체장, 시도의원 등 지방선거 후보들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

그래서 의원들은 지역 민심에 역행하지 않으려고 수시로 지역을 찾는다.

집권 더불어민주당에는 이춘석, 안호영 등 2명의 의원이 있다.

이춘석 의원은 당 사무총장으로서 내년 지방선거를 실무적으로 진두지휘하게 된다.

초선인 안호영 의원은 중앙당 흐름과 함께 움직일 것이다.

보수권 정당인 바른정당은 아직 도지사 선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민의당-바른정당 연대와 같은 정계개편 시나리오의 추진 여부에 따라 선거 전략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을 끄는 정당은 역시 국민의당이다.

7명의 지역구 의원들은 추석 연휴 기간, 해당 지역구에서 상당한 고민꺼리를 갖고 여의도로 올라왔다.

의원들의 21대 총선거는 아직 2년 이상 남아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자신의 정치적 운명 역시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렇게 가다가는 전부 끝장날 수 있어요. 획기적 대안이 있어야 합니다.

”  A 의원은 당 지지율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최근의 지역 민심을 이렇게 전했다.

후보 조차 제대로 내지 못한다면 내년 선거는 하나마나이고, 21대 국회의원 선거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의원들 사이에선 국민의당 회생을 위해 특별한 해법이 나와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 중 하나가 바로 정동영 의원의 도지사 출마론이다.

박지원 의원이 드림팀 구상을 꺼내기 전까지는 의원 대부분이 정동영 출마 가능성은 제로(0)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박지원의 드림팀론 이후에는 흐름이 다소 미묘해지고 있다.

도내 의원들이 모여서 진지하게 드림팀 문제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실제 최근까지 국민의당 의원들 사이에선 도지사 후보 부재를 심각히 고민하면서 정균환, 이무영, 장세환, 채수찬 전 의원 등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후보군 영입을 논의해 왔다.

그러다 박지원의 드림팀 이후, 정동영 출마설에 대해 판세분석은 해 보자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국민의당 입장에선 정동영 선배가 출마하면 가장 좋지만, 그 문제는 전적으로 본인의 판단에 따라야 합니다.

우리가 관여해서는 안 됩니다.

”  B 의원은 정동영 출마를 강권하는 것은, 본인 입장을 감안하지 않고 희생만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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