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 해를쏘다' 리뉴얼 청년기 기개-방황 등 표현해 전통음악-서양악기 합연 등 정체성-여운-신선함 극대회

# 문화와 사람 - 오진욱 연출가

지난 공연 이성계는 잊어라.

전북도립국악원의 창극 이성계가 ‘청년 이성계’란 제목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당초 이성계는 지난해 도립국악원 개원 30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이성계, 해를 쏘다’란 제목으로 대형 가무악극이 선보였지만 썩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국악원은 올해 다시 창극 이성계를 선보이기로 결정했고, 지난해 작품과 다른 길을 택했다.

대부분 이성계를 다룬 작품이 이성계가 왕이 된 후 새로운 왕조의 문을 열고 그에 따른 갈등, 쇠락해진 인생 말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올해 선보이는 ‘청년 이성계’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청년 시기 이성계를 보여준다.

어떤 내용일까 다소 궁금해지는 이번 작품은 도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오진욱 연출이 참여했다.

오진욱 연출은 “기존 작품은 왕이 되는 과정과 아들의 세력다툼 등을 다뤘다면 이번엔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청년 시절 이성계를 볼 수 있다”며 “조선 건국이란 대망을 이루기 전인 청년 이성계를 통해 훗날을 미리 엿보는 과정 등이 선보인다”고 말했다.

작품은 이성계의 탄생에서 청소년기의 방황 등이 마련된다.

또한 백성의 아픔을 통해 고려인으로서 정체성을 찾게 되고 성장하면서 정치적 색깔을 가지게 되는 배경도 엿볼 수 있다.

내용은 30세 전후에서 마무리되지만 관객들은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작품과 마찬가지로 출연 스태프도 젊고 능력 있는 인물들이 대거 기용됐다.

극본엔 ‘배비장전’이나 ‘내 마음의 풍금’에 참여한 역사물에 조예가 깊은 오은희씨가 참여하고, 작창은 한국문화예술위 차세대 예술가로 선정된 박인혜씨가 선정됐다.

특히 작창의 경우 국악원 내부에서 담당했던 것에 비해 이번엔 과감하게 외부 객원을 활용했다.

모든 것이 젊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30대 작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오진욱 연출의 결정에서다.

작곡가 역시 음악에 욕심이 많은 30대가 참여해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전통음악과 서양악기의 연주로 다양한 협연도 들을 수 있다.

음악 역시 청년 이성계가 활동했던 경기도 위쪽 지역 음악이 전라도 소리와 함께 선보여 신선함도 얻을 수 있다.

이외 국악원 예술단 3단이 총 출동하는 합동공연인 만큼 무대에는 아역을 포함해 3명의 객원만 합류한다.

이번 무대를 통해 국악원의 역량을 다시 평가받을 기회로 여기는 이유다.

오진욱 연출은 “작년에 비해 예산과 인원 모두 줄었다. 하지만 국악원의 신인과 선배 단원들의 관록과 역량이 뛰어나 문제될 게 없다”며 “음악과 연기, 무용 모두 관객들을 흡입시킬 것이다. 연기력 역시 기존 창극에서 볼 수 없었던 연기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진욱 연출은 국악원과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실제 창극단에 근무를 하다 연출의 길로 접었다.

이후 춘향전, 견훤, 어메 아리랑, 천둥소리 등 많은 작품에 참여하면서 국악원과 인연을 이어갔다.

창극단을 그만둘 때 ‘무모한 도전’이란 주위의 만류도 있었지만 하나 하나 만드는 과정을 통해 새로움을 얻는 것에 만족하며 연출가의 길을 걷고 있다.

연출은 떨림과 설렘 그리고 흥분의 연속이다.

아플 새가 없을 정도로 긴장의 연속이다.

하지만 즐겨야만 이 길을 걸을 수 있으며, 특히 미리 상상한 결과물을 완성시키기 위한 작업형식은 오진욱 연출이 즐겨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오진욱 연출은 “항상 내 작품이란 각오로 임하고 있다. 연출은 출연진의 노하우를 끄집어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연출은 조율인 셈이다”며 “매번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새로운 접근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내 연출 인생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회피하지 않고 승부를 내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청년 이성계’는 오는 11월 29일 익산에서 먼저 선을 보인 후 전주공연은 12월 8일과 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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