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격일제 사고위험 높아"
버스조합 "임금협상 줄다리기"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는 19일 전북버스운송사업조합 앞에서 전주시내버스 교대제 시행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원철기자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는 19일 전북버스운송사업조합 앞에서 전주시내버스 교대제 시행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원철기자

전주 시내버스가 운전기사들의 근무방식 전환을 두고 노조와 사측간 이견으로 파행이 예고되고 있다.

노조 측이 현 격일제 근무를 1일 2교대제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파업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경부고속도로에서 광역버스가 7중 추돌사고를 일으켜 부부 2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을 입는 등 총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버스 운전자는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격일제로 근무하던 중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근거로 민주노총 전북지역버스지부는 19일 전북버스운송조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 18시간씩 운전을 해야 하는 격일제 근무를 교대제 근무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지부는 “경부고속도로 7중 추돌사고로 버스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이 국민의 안전까지 위협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며, “전주 시내버스도 격일제 근무로 하루 18시간 이상 노동해 오후 2시가 넘어가면 피로가 축적돼, 집중력 저하로 이어져 사고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부는 교대제 전환을 요구했다.

교대제를 시행할 경우 운전 노동자들은 하루에 8시간에 연장근무 1~2시간만 더하면 된다.

지부 관계자는 “이러한 요구에 관계기관들은 관심조차 보이지 않다가 최근 대형 사고들이 발생하자 뒤늦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버스사업주들은 교대제 전환을 위한 아무런 준비도 없고 노조와 교섭을 하는 중에도 교대제 방식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부에 따르면 전주시는 지난 8월말까지 버스회사에 교대전환을 위해 고정노선을 결정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버스회사들은 답이 없다.

특히 각 회사들은 전북버스운송사업조합의 눈치만 본다는 것.

이에 지부는 이날 “전주시민의 안전보다 사업주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전북버스운송조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버스운송조합에 대한 지속적인 항의집회와 교섭을 통해 교대제 전환을 조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며, “전주시는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는 버스사업주들에게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버스운송조합이 불성실하게 임할 경우 강도 높은 파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버스회사들은 교대제를 시행할 경우 비용상승 문제로 이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시민 안전을 위해 조합에서도 교대제 시행을 원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사실 교대제 시행 여부가 쟁점이 아니라 버스회사와 노조간 임금인상 여부를 두고 줄다리기하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유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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