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의 태도가 예전과 달라졌다.

사드 문제로 인해 급 냉랭해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기업들이 의도치 않게 손해를 보고 있으며 각종 교류가 하나 둘씩 끊어지고 있다.

문화예술적인 측면에선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정치적 상황이 문화예술계로 불똥이 튀면서 활발하게 진행됐던 다양한 교류가 중단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만 해도 중국과 한국의 문화교류는 매우 활발했다.

지난 2015년에도 한중문화협회는 한국과 중국의 유구한 전통공예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한중문화협회 전북지부와 강소성인민대외우호협회가 주관한 ‘한-중 전통공예교류전’이 전라북도청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것이다.

교류전을 통해 공예작가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며 지역 공예작가들에겐 정보공유와 국제 경쟁력 확보를 꾀할 수 있는 전시는 중국의 무형문화재 전승자 4인의 작품 114점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당시 심호 강소성난징박물총관 매원신촌기념관 관장을 단장으로 조수현(강소성성급 무형문화재 융화 제작공예 대표 승계자), 조진영(강소성성급 무형문화재 친화이 등롱공예 제작 대표 승계자), 정소암(남경시 시급 무형문화재 경극, 검보 대표 승계자), 장균(남경시 시급 무형문화재 남경전지 대표 승계자)은 전주를 방문해 중국의 전통공예를 선보였다.

전승자들과 함께 한국을 찾은 심호 단장은 ‘전라북도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던 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우리의 등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진회 초롱을 계승하고 있는 조진영 작가 2,000년의 역사를 가진 중국의 초롱 문화를 한국에 선보이며 한국의 반응에 고무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또 전주를 방문하진 못했지만 난징 전지(전통종이공예)를 계승하고 있는 장균의 작품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는 전북전승공예연구회 김선자 선생의 은장도와 안시성 작가의 젓독, 유배근 장인의 황칠문발 등 7명의 작가가 이들과 교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 해 가을에는 2015 전북강소성 한중서예교류전을 중국 강소성 남경시 도서관에서 개최했다.

중국 강소성 인민대외우호협회가 마련한 교류전은 한중 서예교류를 통해 양국간 문화적 동질성을 알아보고 전북 서예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교류단은 정의주 미술협회작가, 박정선 서예협회 작가, 전북서가협회 정귀란 이사 등 7명이 중국을 방문해 서예전시는 물론 한글서예체험과 화보를 통해 전북 속 중국문화 DNA를 홍보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당시 전시작품은 전북 50점, 중국 30점이 선보였고, 특히 전북은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축필 작품, 정암 김광영, 산민 이용, 현담 조수현 원로서예가 등의 작품을 출품해 중국 작가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또다시 교류를 펼칠 시간이 됐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이번 교류전은 예년과 분위기가 자못 다르다.

하지만 정치적 문제로 문화교류를 중단할 수는 없다.

수 천년 역사를 가진 중국과의 교류는 우리가 배울 점이 분명 있으며, 또 우리 고유의 문화를 중국에 알릴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이번엔 중국 강소성 염성시를 찾을 계획이다.

이번에도 역시 ‘한중서예교류전’이다.

서예는 중국 못지않게 우리도 역사가 깊다.

서예가 됐든 서도가 됐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붓과 먹을 통해 정신수양 그리고 작품에 대한 우수성을 이참에 배우고 알릴 예정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냉랭해 진 양국의 관계가 호전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중문화협회 박영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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