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시나리오를 놓고 최근 야권내 격론이 한동안 이어졌다.

국회의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히는 국정감사 기간임에도 불구,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설은 정가를 뜨겁게 달궜다.

특히 국민의당 분위기가 주목을 끌었다.

국민의당에선 안철수 대표를 주축으로 한 친안 그룹이 통합 분위기를 구축하려 했고 반대로 당의 중심인 호남 정치권에선 통합 반대 기류가 강했다.

양 측이 워낙 강하게 부닥치면서 당에선 통합으로 가기 전에 분당이 먼저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통합 찬반 측이 격한 대립을 펼쳤지만 일단 연대로 의견을 모았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와 당 중진간 회동,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등을 거쳐 통합이 아닌 연대로 방향을 잡았다.

먼저 연대를 해 보고 그 결과에 따라서 정책연대, 선거연대 그리고 통합도 추진해보자는 것이다.

결론은 “통합보다 연대 먼저”로 정해졌지만 당 안팎의 분위기 그리고 바른정당 내부 사정을 보면 당대당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당 안팎에선 통합이 어려워졌다고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통합을 위해선 호남의 반대 여론, 반대 정치인들을 설득하거나 아니면 이들을 배제하고 가야 한다.

어느 쪽이든 쉽지 않은 결정이다.

안철수 대표가 대권까지 내다본다면 호남과 등을 지는 건 하수다.

김대중 정부 이후의 역대 대선에서 나타났듯 호남을 배제하고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안철수 대표는 이번 통합 과정에서 리더십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안 대표 본인은 “통합에 대해 단 한 마디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대표 측근 인사들이 통합 분위기를 흘린 건 주지의 사실이다.

국민의당이 통합에서 연대로 일단 방향을 잡았지만 안 대표는 이번 ‘사태’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과거 김대중, 김영삼 시대가 아니다.

그 정도의 절대적 파워를 가진 정치인이 아니라면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안 대표와 측근들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보다는 사전 의견 조율, 정지 작업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세력을 구축해 놓은 뒤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안 대표는 중도세력의 외연 확장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안방인 호남을 탄탄히 다진 후에 추진해야 한다.

호남 민심은 지난 국회의원 총선에서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했다.

5.9 대선에선 민주당을 택했다.

그렇지만 호남에선 안철수 지지세가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안방인 호남을 놓치고 외연을 확장한다 해도 별 이득은 없을 것이란 계산이 가능하다.

먼저 안방을 다져야 한다.

통합이 일단 무산되는 분위기이지만 국민의당 도내 의원들도 지금부터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만일 시나리오대로 통합이 추진됐거나 진행된다면 어떤 행보를 택할 지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당 내외 여론조사 등을 거쳐 통합으로 최종 결론이 날 경우다.

이렇게 되면 통합에 반대하는 전북 의원들의 경우 자존심을 접고 통합에 동참하거나 탈당 또는 분당으로 안철수 대표와 갈라서야 한다.

또 민주당 합류를 고민할 수도 있다.

물론 어느 것 하나 쉬운 결정은 아니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통합론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도내 지역구 의원들은 통합이 될 경우도 상정해 놓아야 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구호가 있듯, 미리미리 대책을 세워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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