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일 다사랑병원 원장

수십년다니던 직장생활을 마치고 은퇴후에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거나 질병이 생기는 사람들이 있다.

장년기 은퇴 과정에서 역할 변화 스트레스 때문에 은퇴후 1년이내에 우울감, 무기력, 감정변화, 소화불량, 두통 등의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것을 ‘은퇴 증후군’이라고 한다.

자신의 마음이나 가정을 신경쓰지않고 바쁘게 일만하며 지내던 사람에서 많이 생기며, 은퇴과정을 성숙하게 받아들이고 적응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인간의 발달주기중에서, 60대 이후의 노년기에는 자신의 삶과 주위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통합’을 이루는것이 과제라고 한다.

이러한 통합에 실패하면 ‘절망감’과 ‘분노’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젊을 때에는 주로 미래를 생각하고 준비하지만, 노년기에는 과거를 많이 회상하게 되며 자기 인생의 가치를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인생과 나이듦을 받아들이고 통합에 성공하는 사람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지내는 ‘성숙’한 노화를 겪게되고 자신의 은퇴 스트레스에 잘 적응하여 된다.

반면에 불만족스러웠던 점들에 더 신경쓰는 사람들은 절망하고 슬퍼하며, 은둔, 무장, 분노, 자학과 같은 잘못된 적응과정을 겪게 된다.

심리학자 리카르트는 노화와 은퇴를 잘 못 받아들이는 유형을 4가지로 나누었다.

은퇴이전의 힘들었던 업무의 책임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차분한 삶을 살기위해 쉬려고하지만 지나치게 외부활동을 회피하고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 경우에는 ‘은둔’형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반면에 은퇴후 줄어든 역할에서 소외되는 불안을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활동하려고 지나치게 사회활동을 많이하려 노력하는 ‘무장’형도 있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를 느끼고 실패나 불행의 원인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고 모든일에 불평하며 화를 내는 경우에는 ‘분노’형을 의심할수 있다,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며 반대로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며 자책하는 경우는 ‘자학’형이라고 할수 있다.

노년기나 은퇴를 앞둔 사람들은 신체 건강을 점검할 뿐만 아니라, 은둔, 무장, 분노, 자책과 같은 잘못된 적응과정에 사로 잡히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

주위 가족이나 친지들도 이러한 은퇴과정의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배려해줄 필요가 있다.

은퇴후에 갑자기 성격이 바뀌거나 화를 내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치매의 기억력 저하증상과 다르게 성격 변화가 주로 나타나는 전두측두엽 치매가 아닌지를 확인해야한다.

체중감소나 다른 증상이 있으면 갑상선같은 호르몬 기능이상이 없는지 여러가지 검사가 필요하며, 우울 증상이 심하면 노년기 우울증이 아닌지 검사해야 한다.

사회나 기업차원에서는 은퇴나 노년 대비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좋겠고,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기이므로 다른 신체질병이 없는지 건강검진도 필요할 것이다.

은퇴후 노년기의 삶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지난 삶의 태도에 영함을 받기 때문에 젊었을 때부터 ‘나는 어떻게 늙어갈것인가,’ 라는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은퇴라는 삶의 매듭에 자신을 성찰하고 필요한 변화를 준비해야한다.

가족이나 친지들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삶의 의미를 찾는 은퇴자가 잘못된 적응과정으로 건강을 잃지 않도록, 그동안의 노력에 대하여 감사와 존경을 표현해주는 것이 좋다.

은퇴자 자신의 노력, 주위사람의 격려와 배려가 성숙한 적응과정을 거쳐 은퇴자가 인생의 ‘통합’을 이루어 몸과 마음의 평안을 얻고 건강하게 장수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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