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장-수산물회센터 간
주차장 사용 시비에 100여m
펜스 설치돼 이동길 막혀
손님 항의 잇따라 '한숨'

전주시 삼천 농수산시장과 원예농협공판장 사이길을 팬스로 막아 시민과 상인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이원철기자
전주시 삼천 농수산시장과 원예농협공판장 사이길을 팬스로 막아 시민과 상인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이원철기자

건물과 대지를 소유한 갑들의 결정으로 상인들과 이곳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동고동락하던 전주농협 공판장과 삼천동수산물회센터 사이에 설치된 펜스로 보도 이동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5일 전주농협와 입주 상인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순께 전주시 삼천동의 전주농협 공판장과 삼천동수산물회센터 사이에 100여미터 길이의 펜스가 설치됐다.

펜스가 설치되면서 회센터와 공판장을 오가는 길이 모두 막혀버렸다.

실제 지난 2일 오후 공판장에서 회센터를 가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효천지구 공사 구간을 지나 200여미터 돌아가거나 임시가설 도로 쪽으로 주유소를 끼고 400여미터 걸어야 회센터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공판장 주차장에서 바로 보이는 회센터 건물 사이에는 2미터가 채 안 되는 펜스가 가로막고 있어 차량은커녕 사람도 이동할 수 없었다.

갑자기 설치된 펜스로 회센터 상인들은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가게에서 사용하던 야채와 과일을 사기 위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복잡한 동선도 번거롭다.

또 가게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항의도 상인들의 몫이다.

회센터와 공판장을 가로막은 펜스는 주차장 사용 시비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7년 정식으로 문을 연 공판장 부지는 원래 회센터와 같은 주인이었다.

당시 공판장 설립에 우호적이던 토지주는 전주농협에 부지를 매각했고 이후에도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5~6년 전 문제가 불거졌다.

공판장 입구 쪽에 있던 회센터의 출입시비를 시작으로 오래된 ‘주차장’ 사용에 대한 감정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그 동안 주로 저녁 장사를 하던 회센터의 주차장을 공판장 출입 화물차 등이 자유롭게 이용했으나 이에 대한 제재가 시작된 것이다.

이에 새벽에 장이 열리는 공판장 인근 주차장에 회센터 고객의 밤샘 주차를 문제 삼은 것.

지난 3월부터 6개여월 동안 진행됐던 회센터 신축공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쌓이기 시작한 감정이 지난 9월 폭발했다.

회센터의 신축 건물이 공판장 건물을 대부분 가려진 것은 물론 회센터 주차장 부지에 다른 차량 출입을 막는 차단기가 설치됐다.

이에 공판장에서는 공판장 쪽의 주차장 출입구에 펜스를 설치해 아예 사람들 출입마저 막아버렸다.

전주농협 공판장 관계자는 “공판장에 소속된 중매인들이 회의를 거쳐 펜스 설치를 건의해 지난 9월에 설치했다”며 “새벽 공판장 부근에 회센터 고객이 자동차를 주차해 업무에 지장을 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축건물이 들어서면서 주차장 차단기가 설치되는 등 공판장과 회센터를 구분하기 시작했다”며 “회센터 상인들이 불편한 것은 알지만 공판장의 정상적인 업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다”고 해명했다.

회센터에 입주한 상인은 “공판장 출입이 힘들어지면서 은행 자동화기기 업무는 물론 야채와 과일도 다른 곳에서 보고 있다”며 “공판장과 회센터 입주 상인들 모두 불편하지만 건물주들에게 제대로 항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회센터 입구를 착각한 고객들에게 항의를 받고 있지만 언제 해결될지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며 “건물을 신축해 깔끔해 진 것처럼 건물주와 공판장도 앙금을 씻고 새롭게 관계를 정립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회센터 건물주에게 연락했지만 정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최홍욱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