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8명 의원 한국당 복당 지각변동
민주 "한국당 1당저지" 통합-연대 가능성
安대표 대립한 호남의원 민주와 손잡으면
내년 지방선거구도 예측불허 정치권 긴장

정국이 급변하고 있다.

국회 제4당인 바른정당은 소속 의원 8명의 탈당 및 자유한국당 복당으로 국회 교섭단체 지위를 잃어 버렸고 국회 제3당인 국민의당 또한 안철수 대표 측과 호남 중진 의원들간 대립 격화로 언제 어느 순간 갈라설 지 모르는 형국으로 들어섰다.

여권은 국민의당의 당내 상황에 따라, 야권은 바른정당의 당 내분에 따라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일 이들 제3, 4당의 당 내홍으로 정계개편이 실현되면 당장 내년 6월, 전북의 지방선거 가도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진다.

정계개편 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전북 정치권의 현재 분위기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정가에선 “내년 지방선거는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여유있게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민주당은 큰 어려움이 없이 당내 선거 관리, 후보 공천만 잘 하면 된다는 분위기였다.

전북에서도 민주당의 후보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그러나 외부적 환경 변화로 이 같은 전망은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국회 제1당인 민주당이 자칫 제2당으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국회 20석을 갖고 있던 바른정당에서 8명의 의원이 탈당해 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국회 의석수가 변동된 것.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121석으로 국회 제1당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기존 107석에서 115석으로 늘어났다.

바른정당에서 추가로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는 이가 나온다면 자유한국당이 제1당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20대 국회 후반기의 국회의장이나 상임위원장 배분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이 주도권을 쥐게 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제1당 등극을 절대적으로 막아야 하며 결국 다른 정당과 통합, 연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입장에선 정서가 엇비슷한 국민의당내 호남권 인사들과 교감을 나누는 게 편하다.

지난 5.9 대선 이후에도 국민의당 의원들에 대해 개별 접촉설이 돌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당 내부가 혼란스러워졌다.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 당의 중도 노선 이전, 바른정당과의 통합 연대론, 시도당 및 지역위원장의 일괄사퇴, 중앙당 당직자의 시도당 사무처장 배치,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한 당내 이견 등 여러 요인이 불거지면서 안철수 대표 측과 호남 중진 의원들간 대립이 격화된 것.

호남권 의원 중에선 특히 박지원, 정동영, 유성엽 의원 등이 강성이다.

박 의원 등은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호남 중진 의원들과 안 대표 간 갈등 국면이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말까지 나온다.

당에서 ‘안철수 대표 측+유승민 바른정당’ 그리고 ‘국민의당 호남권+민주당’의 합종연횡 가능성을 내다보는 이유다.

여기에다 동교동계의 권노갑 전 DJ 비서실장 등은 한 발 더 나아가 국민의당과 민주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만일 국민의당 호남권과 민주당이 통합 또는 연대하게 되면 전북의 지방선거 구도는 매우 복잡해진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양당의 단일 후보가 사실상 당선권에 근접하게 된다.

당연히 양 측간 공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 내에선 국민의당과의 통합, 연대를 반대하는 세력이 상당하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국회 제1, 2당이 바른정당의 내분 양상에 따라 제1당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향후 정치권 변화를 예의주시하게 된다.

중앙당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국민의당과의 통합, 연대 카드를 내놓을 수 있는 것.

국민의당 의원들은 최근의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 중에서도 호남권 특히 전북 의원들의 입장이 중요하다.

전북 의원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광주권 전남권 의원들과도 의견을 교환할 것이기 때문이다.

도내 지역구 의원은 7명이며 이 중 김관영 사무총장(군산)은 안철수 대표 측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면 다른 6명 의원의 생각이나 입장이 민주당과의 통합, 연대의 핵심 요소가 된다.

도내 의원들은 안 대표의 지도력에 대해선 대부분 부족하다고 본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당을 깨뜨리는, 분당(分黨)론까지 꺼내지는 않는다.

분당이 가져오는 후유증이 크고, 자칫 공멸할 수도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일단 외부로는 “당내 개혁을 통한 소통 그리고 수습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의원이 많다.

탈당이나 분당보다는 비상대책위 체제로 가자는 의견도 상당하다.

김종회 전북도당 위원장 직무대행은 9일 “정계개편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지만 중요한 건 지역 민심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일각에서 분당론까지 나오지만 분당까지는 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4선의 정동영 의원은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정말 걱정이 많다”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참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비상대책위 체제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역시 4선의 조배숙 의원은 당 내홍에 대해 “일단은 화합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고 3선의 유성엽 의원도 “분당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유 의원은 “다른 의도가 있어서 안 대표를 비판한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당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뿐이다. 당이 잘 되는 게 중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초선인 이용호 의원은 “아직, 분당 얘기할 때가 아니다. 안철수 대표 리더십에 대한 문제가 있다는 말은 있다”면서 “내부에서 더 소통하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고 김광수 의원도 “당내 소통과 화합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아직까지는 내놓고 분당론을 꺼내는 의원은 없다.

광주전남권과도 입장을 조율해야 하며 특히 지역 여론의 추이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먼저 탈당, 분당을 말하면 ‘명분’을 잃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정가에선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이달 말 예정된 의원총회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의원총회의 핵심 의제는, 분당설의 단초가 됐던 ‘바른정당과의 통합 연대론’이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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