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에 다수 시군 지원자 '전무'
합격해도 등록 안해 50%만 확보
업무폭증에 기존 근무자 이탈 등

전북도와 시군이 AI(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전염병을 일선에서 전담하는 ‘가축방역관(수의사)’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타시도 인력유출뿐 아니라 채용과정에서 미달사태가 반복되면서 처우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전북도에 등에 따르면 최근 도와 시군이 채용절차를 진행한 결과, 대부분 시군이 지원자가 전무해 가축방역관을 채용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도와 시군은 행정안전부와 협의과정을 거쳐 가축방역관 채용절차를 시작했다.

도와 시군은 가축방역관의 업무폭증을 줄이기 위해 44명을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채용과정은 인력확보를 위해 시험과정이 생략되는 등 채용절차가 간소화됐다.

하지만 채용절차를 완료한 결과, 응시자가 전무하거나 합격자가 발표된 후 합격자 등록절차를 참여하지 않으면서 미달사태가 속출한 상태였다.

채용절차를 거쳐 도와 시군이 확보한 인력은 고작 22명에 불과했다.

다수 시군에서는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도는 가축사육두수가 많거나, AI 등 가축전염병이 반복해서 출몰하는 시군을 중심으로 인력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번 채용절차에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시군은 고창(3명)과 정읍(3명), 부안(2명), 김제(1명), 익산(1명) 등 반복적으로 AI 발생한 시군에 집중됐다.

시군 가축방역관은 가축전염병 발생시 최소 수개월 동안 해당업무에 투입되는 등 업무폭증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는 앞선 전례를 놓고 볼 때 힘들게 채용한 가축방역관조차 상당수 이탈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간 시군에서 근무한 상당수 가축방역관들은 가축전염병이 적게 발생한 타지역으로 직장을 옮기거나, 퇴직 후 자영업을 선택하는 등 이탈사태가 수시로 발생했다.

실제로 시군에 근무 중인 가축방역관은 김제와 완주, 순창 등 3개 시군이 전무했다.

나머지 시군 역시 1~2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군에서 근무한 상당수 가축방역관들이 이탈했다는 의미다.

이에 일각에서는 가축방역관의 인력확보를 위해 채용절차부터 시작해 처우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채용절차는 시도별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복수지원이 가능한 구도다.

도내와 같이 업무강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인력확보가 쉽지 않다고 설명이다.

또 도와 시군에서 가축방역관의 승진기회가 최소화되고 있다.

대부분 가축방역관들이 7급으로 채용돼 6급으로 퇴직하는 등 승진기회가 차단됐다는 설명했다.

가축전염병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와 방역, 전염병 예방 등 업무가 넘치는 상황에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도 관계자는 “가축방역관들이 가축전염병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면서 업무가 폭증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면서 “시군은 직원들의 이탈로 매년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으로 전반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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