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산골 선비의 국가 개조론'
전주류씨 시사 재대종회

17세기 그가 평생 주장한 '국가 개조론'
이상세계 도달을 위한 도전-방법론 담아

조선 중후기 완산골 전주에 살면서 국가개조론을 주장한 선비의 문집이 빛을 보게 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전주류씨 시사재대종회(이사장 류건대)가 펴낸 ‘완산골 선비의 국가개조론’(신아출판사)은 조선시대 중후반기 17세기 전주 원동에서 살다 간 수졸재 류화 선생이 평생 주장한 국가개조론을 전 3권 천 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큰 강물처럼 펼쳐내고 있다.

수졸재 류화 선생은 전주시 원동에서 1631년 태어나 1697년 작고했다.

인조와 효종, 현종, 숙종 연간에 보령현감, 강령현감, 흥해군수, 예조정랑, 병조좌랑 등을 지내며 국정에 참여하고, 조선을 세우기 위한 국가개조에 몸을 바쳤다.

‘완산골 선비의 국가개조론’은 전북대 산학협력단 이춘구 교수가 1834년(순조 34년)에 발간된 수졸재유고 목판본 3권 3책을 바탕으로 번역하고 편집한 것이다.

목판본은 류화 선생의 후손 류정, 류준, 류성양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송치규의 서문이 있고, 발문은 없으며, 규장각 도서에 보존되고 있다.

권1에 시 480여 수, 권2, 3에 서 15편, 소 7편, 문 4편, 기 4편, 서 1편, 잡저 31편, 상량문 4편, 제문 8편, 축문, 행장 2편, 묘지, 부록으로 묘갈명, 가장, 수졸재추기, 갑계좌목, 서사일기 등이 수록되어 있다.

류화 선생은 17세기 완산골 전주뿐 아니라 전국의 학자, 정치인들과 교유하며, 이상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국가개조론을 평생 주장하였다.

마치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이상국가론을 보는 듯하다.

편역자는 “류화 선생과 대화하는 전체 과정에서 느끼는 느낌은 이상세계에 도달하기 위하여 거세게 도전하고 방법론을 설파하는 점이다.”라고 한다.

그 핵심은 도가 물 흐르듯이 실현되고 성인이 이끄는 세상에서 백성들은 격양가를 부르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도는 삼강오륜을 벼리로 하며 착한 인간본성의 결정체이다.

이 도가 공동체 곳곳에서 실현되고, 사농공상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 역할을 다하면 이상세계가 실현되는 것으로 본다.

이상세계를 실현하려면 성인과 현인의 출현과 역할이 중요하다.

유학에서 고대에 이상세계를 실현하였다고 하는 요순우탕문왕과 공자, 맹자 그리고 율곡, 성혼 등의 철학을 그 방편으로 제시한다.

더 나아가 김집과 송준길, 송시열 등의 철학과 당시 공직에서 만난 유학자들의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류화 선생은 평생 공부와 체험을 통하여 도를 실천하는 요체를 구체적으로 가르쳐주고 있다.

특별히 선비, 유생들이 지식인 계층으로서 도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류화 선생의 이 같은 사상체계는 플라톤의 사상체계와 닮아 있다.

편역자는 류화 선생이 동양의 이상세계를 위하여 국가개조론을 펼쳤다고 한다면, 플라톤은 고대 서양의 이상세계를 위하여 공화국 이론을 펼쳤다고 생각한다.

사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양의 동서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

21세기 현대를 사는 우리는 류화 선생과 대화를 통하여 우리에 맞는 이상국가를 건설해야 할 고민이 생기는 시점이다.

편역자는 “400년 가까운 세월의 격차가 마치 백짓장과 같아 앞에서 류화 선생을 뵙는 것 같다. 그만큼 대화가 편하고 이해하기 쉬웠다”며 “하지만 전거를 찾는데 한계가 있어 일부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번역이 번역에 그치지 않고 후학들이 류화 선생의 철학을 공유하고, 실제로 생활하면서 유용한 지침으로 쓰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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