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의 수능 한파
7일의 수능 한파
  • 정병창
  • 승인 2017.11.16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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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규모 5.4 지진
대통령 행안부에 현장지시
오후 8시 수능연기 최종 보고
긴급브리핑 23일 연기 발표
靑 재난컨트롤타워 역할 커

천재지변 수능연기 첫사례
005년-2010년 정상회의로
연기 사전조치로 혼란 없어

12일 고사장 통보 내달 12일까지 시험 성적 통지
대학별 논술-면접 수시모집 일주일 일제 연기
수시등록 25~28일-정시모집 내년 1월6~9일로
추가모집 전형기간 줄여 22~26일, 27일 마감

도교육청 문답지 철통 보안
자교배치 전면 재배치 계획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두고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천재지변인 ‘지진’여파로 정부가 1주일 뒤인 23일로 연기하면서 수능생과 학부모들을 비롯해 사회각계의 긴장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정부의 이러한 전격적인 수능 연기 발표에 대해 국민 대다수는 ‘학생 안전’을 중요시 여긴 정부의 결정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일각에선 불가피한 수능 일정 조정에 따른 미치는 파장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사실 이번 수능 연기의 배경에는 지난 세월호 참사 이후 ‘학생 안전’이 우선이라는 정부와 국민의 인식과 시각이 크게 대두되면서 내려진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수능 연기에 맞물려 일선 학교의 학사 일정은 물론 각 대학교의 대입전형 일정 및 수능 연관 업계에도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상당한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수능 연기가 이뤄진 배경과 교육당국의 향후 후속대책은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등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주

▲포항지진 발생부터 수능 연기까지 일말의 추진과정

수능 하루 전날인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한국으로 날아오는 공군 1호기에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는 분주하게 관련 상황을 파악해 곧바로 공군 1호기에 위성전화를 걸어 1차 보고를 했고, 문 대통령은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을 통해 지진발생 직후 첫 보고를 받았다.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는 그 사이 원전 및 산업시설 안전점검을 취합해 특별한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2차 보고를 공군 1호기에 올렸고, 문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바로 수석·보좌관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이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공항에 나온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찾아 구두로 현장방문 관련 보고를 받은 후 곧바로 "현장을 방문하라. 현장 상황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김 장관은 바로 포항 지진 현장으로 떠났다.

문 대통령은 이후 청와대로 이동해 긴급 수보회의를 주재했는데 주요 사안은 다음날인 11월16일 치러지는 수능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쟁점사항이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은 발생 가능한 여러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다양한 대책을 점검하며 수능 연기도 고려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결론은 수능 연기에 따른 혼란이 더 크니 정상 진행하자는 의견도 팽배했다.

문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던 시간 피해가 심하지 않은 학교까지 현장을 샅샅이 돌아본 김 장관은 긴급대책회의 중이던 김상곤 부총리에게 '도저히 내일 수능을 치를 순 없는 상황'이라고 건의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오후 8시 전후로 문 대통령에게 유선상으로 수능을 연기해야 한다는 최종 보고를 했고, 청와대는 그간 보고받은 결과를 토대로 종합적 판단을 내려 이를 재가했다.

이후 수능 주무부처 수장인 김 부총리는 오후 8시20분께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11월16일 수능을 23일로 연기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포항 지진과 관련, 수험생과 가족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별도로 낼 계획이다.

이처럼 청와대가 동분서주한 배경에는 '재난 컨트롤타워는 청와대'라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월 수보회의에서 "중대한 재난의 경우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할 도리가 없다.

청와대가 관여를 하든 안 하든 국민으로부터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중대 재난 재해의 컨트롤타워는 청와대라는 자세를 갖고 모두가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주문했다.
 

▲수능 연기 이전에도 두 차례 조정 사례 있어

천재지변인 지진으로 이번 수능이 하루 전날 연기된 사례는 1993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 이래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수능 일정이 바뀐 사례가 종전에도 발생한 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와 7년 전인 지난 2010년 G20 정상회의 때 두 차례 연기가 됐다.

2005년 교육인적자원부는 11월 17일 실시키로 했던 수능을 6일 늦춰 23일에 치르기로 전격 발표했다.

이는 11월 18일과 19일 이틀간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기 때문이다.

당시 대입전형 기간이 당초 103일에서 97일로 단축되면서 수능 성적이 늦게 통지됐지만 전형기간은 2일 연장되는 등의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

이와 함께 5년 후인 2010년에는 G20 정상회의로 인해 수능이 1주일 뒤로 연기됐다.

당초 수능예정일이 11월 11일이었지만 G20 정상회의가 이날부터 12일까지로 결정되면서 수능은 18일로 미뤄졌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G20 정상회의로 인한 교통통제와 각국 정상들의 이동 등이 수능시험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국제적 행사인 G20 정상회의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수능시험일 연기를 결정했다.

이처럼 두 번의 수능 일정 연기에도 혼란은 발생되지 않았는데 모두 시험을 9개월 앞둔 상황에서 행한 후속 조치였고 임박해서 일정을 바꾼 연기가 아니라, 사실상 국가적 일정을 고려한 사전 조정이었기 때문이다.
 

▲교육부, 수시·정시모집 일제히 1주일 연기…수능 성적통지일 12월 12일

교육부는 수능이 1주일 연기함에 따라 후속책으로 수시 및 정시모집 등 대학전형 일정도 일제히 1주일간 연기키로 발표했다.

또 오는 주말 사이 학교별 안전진단을 거쳐 수능 이틀 전인 21일까지 포항지역을 포함한 전국 수능 수험생에게 고사장을 다시 통보하고 시험 성적은 학생들에게 12월 12일까지 통지할 방침을 내놨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수능 직후 진행할 예정이던 대학별 논술·면접 등 수시모집 일정을 1주일 연기하고 수능 시험 이후 이의신청과 정답 확정 등 일정 또한 1주일씩 순연하도록 하겠다”며 “(수능) 채점 기간도 하루 단축해 12월 12일까지 학생들에게 성적을 통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시 일정도 1주일 순연하되 추가모집 일정을 조정해 대학 입학과 학사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전국 고사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뒤 늦어도 21일까지 수험생에게 고사장을 다시 통보할 계획이다.

다만, 포항을 비롯해 지진 피해가 큰 지역 외에 전북 등 타 지역 수험생의 경우 본래 자신이 시험을 치를 예정이었던 고사장에서 그대로 시험을 볼 공산이 크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별로 전담반을 구성해 고사장 상황을 계속 점검하는 등 부정행위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고 수험생들이 이미 발부 받은 수험표를 잘 보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달 1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대학별 논술고사도 일주일씩 늦춰져 수능 이후로 연기된다.

당초 대학들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 적용 등 수시모집 전형을 마무리하고 12월 15일까지 학교별로 합격자 발표를 끝낼 예정이었지만 내달 22일로 연기된다.

수시 등록기간은 내달 18∼21일에서 25∼28일로, 수시 미등록 충원 마감은 12월 28일에서 내년 1월 4일로 미뤄진다.

수시모집 일정이 조정되면서 정시모집도 일주일 늦춰진다.

당초 12월 3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였던 정시모집 원서접수 기간(기간중 대학별 사흘 이상씩)은 1월 6∼9일로 변경되고, 모집군(가·나·다군)별 전형기간도 모두 일주일씩 뒤로 연기된다.

내년 1월 30일인 정시 합격자 발표 마감일은 2월 6일로, 2월 14일인 정시 미등록 충원 등록 마감일은 2월 21일로 변경된다.

다만 3월 대학 학사일정 시작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당초 2월 18∼25일이었던 추가모집 전형기간을 줄여 22∼26일 시행하고, 27일에 추가등록을 마감한다는 계획이다.
 

▲전북교육청, 수능 연기 혼란 최소화에 주력키로

전북도교육청은 수능이 오는 23일로 1주일 연기됨에 따라 수험생들의 혼란과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키로 했다.

먼저 수능 문답지 보안을 강화하는 등 앞으로 일주일 간 발생할 지 모를 돌발 사태 등에 철저히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수능시험 문답지는 6개 시험지구에 보관하되 보안경계를 최고 수준으로 강화토록 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수능연기에 따른 수능 문답지 보안 전담팀 운영 등 필요한 모든 조치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한 뒤 “수능 연기일인 23일에도 돌발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전북교육청은 수능 연기에 따른 시험실·좌석 등도 재배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시험장 학교에 공문을 보내 이미 부착돼 있는 스티커 등 부착물을 모두 제거할 것을 일선 학교에 안내했다.

특히 수험생이 재학중인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는, 이른바 ‘자교 배치’ 13교(시단위 6교, 군단위 7교)는 시험실 좌석도 전면 재배치할 계획이다.

수험표는 분실 우려가 있으므로 재학생의 경우 학교에서 수거해 진학부장 책임하에 보관하도록 조치했다.
 

▲수능 연기로 전북지역 대학 입학전형 및 고교 학사일정 조정 불가피

당초 전북대의 경우 수시 면접이 오는 23일로 예정됐지만 수능이 1주일 연기되면서 수능일과 수시 면접일이 겹치는 상황에 놓여 수시 면접 일정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원광대도 실기 시험 등이 23일로 예정됐지만 대입전형 일정 수정이 불가피해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대는 수시 면접 등이 오는 24~25일로 예정된 가운데 다행히도 수능 시험과 겹치지는 않지만 대입전형 일정이 촉박해 자체적인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북대 관계자는 "갑작스런 지진 여파로 수능이 연기되면서 대입전형도 늦춰질 것으로 생각된다"며 "교육부의 후속책에 따라 대학 자체 긴급 회의 등을 거쳐 최종 방침이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외 우석대와 군산대 등도 교육부와 대교협의 후속책에 따라 일정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도내 대학들의 대입전형 일정에 변수가 생긴 가운데 도내 고교도 현장체험학습(졸업여행) 등 학사일정 조율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편적으로 도내 고교는 수능 시험이 끝난 뒤 3~4일이 지난 뒤 전 학년 또는 반별로 졸업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는 논술과 수시 면접 등 각 대학들의 대입 전형 일정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것이다.
 

▲또 다시 지진 등 천재지변 발생시 수능생 대비 행동요령

전북교육청은 또 다시 수능일 지진 등의 천재지변을 우려해 수능생 등 긴급 대피 행동 요령도 제시하고 나섰다.

진동이 경미한 ‘가’단계는 중단 없이 시험을 계속 치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학생 반응과 학교 건물 상황 등에 따라 일시 중지 또는 책상 아래로 대피하도록 했다.

진동은 느껴지지만 안전성에 위협받지 않는 ‘나’ 단계는 시험을 일시 중지하고 책상 밑으로 대피한 뒤 시험을 재개하도록 했다.

다만 학교 건물 피해와 학생 상황 등에 따라 교실 밖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다’ 단계에서는 시험을 일시 중지하고 교실 밖으로 대피하도록 했다.

학교 시설 피해가 경미하고 수험생들이 안정적인 경우에는 시험 속개가 가능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연기된 수능 당일 만일의 사태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 만큼 혹여 또 다시 지진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 시험장 책임자 또는 시험실 감독관이 신속하게 시험을 일시 중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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